한식 배워 '봉사' … 이주여성들에 큰 희망

3년째 음식나눔 … 치안·서포터즈 등 다양한 활동"도지사·의장상 수상도 … "남 돕는 인생 살고 싶어"




최근 결혼이주여성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애환을 담은 소식이 넘쳐난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겹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오히려 봉사에도 솔선수범하면서 당당한 한국인으로서 자리매김한 결혼이주여성이 있어 화제다.

결혼 이민여성으로 용인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에서 조리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는 김옥실(42·사진)씨.

"용인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에서 만난 수강생들과 어려운 다문화가정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자신을 이같이 소개하며 어렵게 말문을 이어나갔다.

2006년 중국에서 입국한 김씨는 4년 전부터 용인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회원으로 가입한 김씨는 음식 만들기에 매료돼 한식 배우기에 매진했다.

이후 2016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씨는 이주여성들의 애환을 듣고 수강생들과 함께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봉사단은 한식 조리에 서툰 다문화 가정 11가구에 3년째 한식과 각국의 음식을 만들어 무상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또 다른 봉사활동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김씨는 현재 용인 동부경찰서 치안봉사단, 수원출입국 관리사무소 네트워크, 용인 다문화센터 서포터즈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한식조리법을 배우고 난 후 고생하는 다른 이주여성들을 위해 봉사활동까지 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많은 도움을 준 용인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씨는 어려웠던 한국생활의 과거를 이같이 회상하며 용인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현재 김씨는 개인적으로 인근 동네에 거주하는 중국 출신 가정과 일본 출신 가정에도 지속적으로 음식지원 봉사를 하고 있어 주위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이로 인해 김씨는 남다른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017년 경기도의회 의장상, 2018년서포터즈 경기도지사상을 연이어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봉사라는 것을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나만 위한 인생을 살기보다는 남을 도우면서 사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김씨의 작은 소망이다.

현재 남편, 두 아들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김씨는 유난히 음악과 춤을 좋아한다. 매일매일을 즐겁게 살기 위해서다. 김씨의 긍정적이고 순수한 봉사정신은 머나먼 타국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주여성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