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동산고에 대해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에 동의했다. 도교육청의 안산동산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가 적법하다며 도교육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2010년 자사고 전환 이후 불과 10년 만에 다시 일반고로 회귀하는 셈이다.
도내 마지막 남은 자사고인 용인외대부고도 존립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2015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교육부가 정한 평가 기준 60점을 간신히 넘겨 살아남긴 했지만 내년 재평가에선 70점은 넘어야한다는 게 도교육감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동산고와 학부모들은 이번 결정이 정부의 자사고 폐지를 위한 짜맞추기식 평가였다며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정부는 2000년대 초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며 전국 6개 학교를 자립형사립고로 지정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2010년 '교육 다양성'이란 기치 아래 자사고를 집중적으로 허가해 한때 54개 학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자사고가 고교서열화, 과열 경쟁, 사교육비 등 폐단이 불거지면서 지금은 사실상 폐지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5년의 임기인 나라의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자사고는 존폐 논란에 휩싸였고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 학부모, 학생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경기도 내에서 학생들을 모집했던 동산고는 내년에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학생들을 관내에서 배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급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지정을 위해 큰돈을 들여 기숙사 등 시설을 확충해왔던 노력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 식으로 자사고와 일반고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공부해야 하는 혼란도 예상된다.

흔히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만큼 교육은 국가 백 년간의 큰 계획이 될 정도로 신중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자사고 찬반 양측 모두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오년지대계(五年之大計)란 비아냥 섞인 말로 표현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