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화(왼쪽)·최창원 교수

키가 작은 조산아일수록 출생 후 만성폐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영화·최창원 교수팀은 2013~2015년 사이에 태어난 재태연령 23~31주 극소저체중아(출생체중 1500g 미만) 4266명을 대상으로 출생 때 체중·신장(키)과 만성폐질환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런 현상은 29주 이전에 태어난 매우 미성숙한 조산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조산아의 만성폐질환은 '기관지폐이형성증'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로 인해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면 출생 후 인공호흡기나 산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폐질환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인공호흡기를 쉽게 떼지 못해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하는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사망할 위험 역시 높아진다. 인공호흡기 치료를 장기간 받게 되면 뇌손상을 동반하기도 해 가까스로 인공호흡기를 떼더라도 뇌성마비, 발달지연 등의 신경계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산모의 고령화, 쌍둥이 임신 등으로 인해 자궁 안에서 태아가 잘 자라지 못하는 일명 '태아성장지연'이 증가하고 있다. 태아성장지연이 심한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임신을 중단시키고 조산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성장지연으로 일찍 태어난 저체중 조산아는 평균 체중으로 태어난 조산아에 비해 만성폐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출생체중 보다 출생신장이 만성폐질환의 발생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밝혀졌다.

최창원 교수는 "조산아들 중에서도 키가 작게 태어난 아이들은 만성폐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아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며 "태아의 성장지연으로 조산을 해야 한다면 집중적인 인공호흡기 치료를 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가 갖춰진 의료기관에서 분만할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