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홍규 인천서부소방서예방총괄팀장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금 소방서에서는 벌집 제거를 요청하는 신고 출동벨이 쉬지 않고 울리고 있다.
소방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벌집 제거 출동은 총 1만4926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만4372건에 비해 3.8%가 증가했다. 또한 벌에 쏘여 119구급대에 의해 이송된 환자가 8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9명에 비해 2.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도 지난해 10명이 발생했다.

인천 서구 관내에서도 올해 2월부터 시작된 벌집 제거 요청이 4월까지 17건에 불과했지만 일찍이 더위가 시작된 5월 49건, 6월 46건, 7월 95건으로 작년에 비해서도 37건(65%)이 증가했다.
더위와 벌집 제거 요청 신고는 비례한다. 더위는 벌 생육 환경이 좋아져 개체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벌집 제거 출동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비상이 걸렸다. 벌들은 앞으로 10월까지 쉬지 않고 춤출 모양새다.
벌은 크게 유익한 벌과 유해한 벌로 나뉜다. 보통 알고 있는 꿀벌은 생김새도 귀엽지만 역시 자연을 숨 쉬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세상에서 가장 유익한 생물 중 하나이다. 꿀벌은 사람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보통 꿀벌의 침은 1회성으로 자신의 집이 공격받을 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의 목숨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은 역시 말벌이다. 덩치가 크고 위협적으로 생길수록 역시 우리에게 더 위험한 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공격성과 독성이 일반 벌에 비해 최대 약 500배 이상 강하며, 침이 벌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아 한 마리가 여러 번 침을 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꿀벌로 착각해 방치해 둔 벌이 사실은 말벌이었을 경우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단 벌집을 발견해 위협이 된다면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발견된 벌집을 절대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자신들의 집을 위협받은 벌들은 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침입자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을 억지로 제거하려고 자극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긁어내듯 벌침을 천천히 제거해야 한다. 이후 깨끗한 물로 씻어 냉찜질해 진정시키고, 혹시 알러지 반응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에 가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벌집은 일반주택을 비롯해 상가 건물, 아파트 베란다는 물론 등산로 주변까지 다양한 곳에 분포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벌집을 발견한다면 스스로 해결하거나 방치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꼭 119에 신고하길 바란다. 소방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언제나 선뜻 나설 준비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