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지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웨델물범이 아델리펭귄을 사냥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사진제공=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인익스프레시블 (Inexpressible)섬에서 웨델물범이 아델리펭귄을 사냥하는 모습을 세계 최초로 포착했다. 웨델물범이 아델리펭귄을 공격한다는 기록과 목격담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실제 사냥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이원영·김정훈 박사 연구팀은 아델리펭귄 2만4000여쌍이 서식하는 인익스프레시블 섬에서 지난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10번의 현장조사를 통해 생선이나 갑각류를 주로 먹는 것으로 알려진 웨델물범의 새로운 취식행동을 찾아냈다.

두 마리의 웨델물범이 각각 두 마리의 아델리펭귄을 사냥했는데, 펭귄을 바다 표면에 내동댕이쳐서 기절시킨 다음 섭취하는 모습은 남극의 대표적인 펭귄 사냥꾼인 표범물범과 비슷했다. 공격 대상은 어린 아델리펭귄으로 수영이 미숙한 점을 노리고 공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델리펭귄의 탄생부터 둥지를 떠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육지 위에서 웨델물범에게 방어행동을 보이지 않던 아델리펭귄이 바다로 뛰어들 무렵에는 경계행동을 하는 모습도 추가로 확인했다.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웨델물범의 아델리펭귄 사냥 행동이 과거부터 존재했던 것인지, 아니면 기후변화 때문에 먹잇감이 줄면서 나타난 새로운 행동인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앞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