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경기남부보훈지청복지과

지난 6월30일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도 역사적인 날로 뜨거웠던 특별한 하루였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정전협정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고 세계는 이를 '역사적 만남'으로 평가했다.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가 다가오는 시대의 흐름 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감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69년 전은 이와 같은 광경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1950년 6월25일, 북한군의 예고 없는 남침으로 인해 한반도는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됐다.

전쟁이 발발되자 당시 우리나라에 주재하고 있던 국제연합감시단에 의해 유엔(UN)에 보고됐고, 미국은 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안건을 제소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행위를 침략행위라 선언하고 북한군에게 침략행위 중지 및 38도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명했다. 하지만 북한군은 그 결정에 따르지 않았고 전쟁은 계속됐다.
그러자 이틀 뒤인 6월27일,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한국에 대한 원조를 권고했다. 또 '유엔 회원국의 북한군 격퇴 참여'를 결정하고 미국을 주축으로 해 유엔사령부를 결성했다. 1950년 7월5일 바다와 하늘을 건너 스미스 특수부대가 최초로 오산 전투에 투입됐고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있기까지 22개국의 약 195만명의 군인과 의사들이 6·25전쟁에 참여했다. 그 중 15만명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크게 부상을 입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유엔 참전국과 참전 용사의 희생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27일을 '유엔(UN)군 참전의 날'로 정해 기리고 있다.
유엔군 참전의 날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수호, 지금의 한반도 평화안정, 앞으로의 한반도 항구적인 평화번영을 다짐하는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와 직결되는 기념일이다. 유엔 참전국과의 유대강화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기념일이라 할 수 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이제 69년이 지났다.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자리 잡으면서 국군 참전 용사와 참전 유엔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점차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세계 정상들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의 길로 한발 짝 나가는 것을 보며 조금은 낯선 7·27 유엔군 참전 기념일이 나뿐만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나라를 위해 희생한 모든 이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깊이 새기는 날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