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버섯농사 외길 … 최고의 건강식품 기른다
▲ 정덕균 대표는 45년동안 버섯 농사 외길을 걸었다. 70살이 넘은 나이에도 버섯을 연구·개발하는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1975년 농촌 소득거리 고민하다 '인연' … 끊임없이 연구·개발
연말 '동충하초' 출시 예정 … "흙과 버섯은 정직, 정성 다 해야"




"버섯은 동·식물이 아닌 미생물이다. 버섯을 활용해 몸에 좋은 건강식품을 만들기 위해 버섯 농사에 뛰어들었다."

포천버섯개발 정덕균(72·사진) 대표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버섯을 연구·개발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포천의 버섯 농사 달인이자 대부로 통한다. 45년 동안 버섯 농사 외길만 걸어왔다.

정 대표는 1975년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농촌 소득 거리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머릿속에서 문득 버섯이 떠올랐다. 품질 좋은 버섯을 생산하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때부터 버섯과 인연을 맺었다. 살고 있던 뒷산에서 엉성하게 버섯 농사를 시작했다. 버섯을 재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기엔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은 기대와는 달리 쉽지 않았다. 전문지식이 부족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실, 그는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다.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 갈 수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목표를 정하고 멀리 내다봤다. 그리고 농촌진흥청, 대학교수, 전문가를 찾아가 부족한 지식을 쌓는 등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했다.

결국 이런 노력은 사업 번창으로 이어졌다. 1994년 버섯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1996년엔 버섯 스낵 가공식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버섯을 원료로 한 과자를 만들어 백화점 등에 판매했다. 수출과 매출액도 매년 급증했다. 2000년 8월엔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다. 버섯 가공식품 개발 등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될 무렵, 2003년 불운이 닥쳐왔다. 어음을 잘 못 받은 게 화근이 됐다. 27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부도가 났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땅도 빼앗기고, 졸지에 빚쟁이가 됐다"면서 "힘들고 괴로웠지만, 가족의 힘으로 다시 일어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가족이 힘을 보태줬다. 가족들은 버섯 농사를 시작할 때처럼 정 대표 곁에서 궂은 일을 도왔다.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아왔던 그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났다. 느타리, 새송이, 노루궁뎅이, 팽이버섯 등 최고의 건강식품을 연구·개발해 재배했다. 신상품 동충하초 버섯은 올 연말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본초종신'에 동충하초는 폐를 보호하고 신장을 튼튼히 해 출혈을 멈추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 연구 자료에도 항암, 면역 증강,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흙과 버섯은 정직하다. 정성이 부족하면 품질도 떨어지고 생산량도 눈에 띌 만큼 줄어든다"고 말한다.

정성이 부족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버섯과 함께 한 45년 동안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국무총리, 장관 등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버섯은 정 대표의 인생이었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