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부라보 손윤경 대표, 이북 음식 만들기 등 통해 실향민 사랑방 역할
▲ 강화군 교동도 대룡시장에서 청춘부라보를 운영하는 손윤경 대표.

북한 황해도 연백과의 거리가 2㎞ 남짓인 인천 강화군 교동도. 교동도에는 연백 시장을 닮은 대룡시장이 있다.

실향민이 운영하는 이발소부터 꽈배기 집 등이 대룡시장에 촘촘히 놓여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곳은 실향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청춘부라보'. 이곳에서 북한 문화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춘부라보를 운영하는 손윤경 대표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랜다.

손윤경 대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과 이북 문화 체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며 "현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북한 문화를 알려주고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청춘부라보를 시작하게 된 것은 실향민인 최봉열 선생과의 만남에서 출발했다.

강화도에서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는 교동도 철책에서 전시를 하다가 최 선생과 우연히 마주쳤다. 이후 실향민들과 연이 닿아 이곳을 마련하게 됐다.

그는 "실향민분들이 마땅히 갈만한 데가 없다는 것을 듣게 되고 청춘부라보를 마련했다. 어르신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들며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나이가 들어도 늘 청춘인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서 맛과 멋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청춘부라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이곳의 주된 프로그램은 음식 만들기다. 실향민들은 음식을 만들며 고향을 기억하고 있다.

청춘부라보는 교동에서 매달 나는 재료로 이북식 떡국, 만두, 강아지 떡, 나문재 튀김 등을 만든다.

이달의 이북 음식은 강아지 떡이다. 찹쌀을 이용해 만드는 이 떡은 일제 시대 때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먹던 우리나라 전통음식이다.

손윤경 대표는 "강아지 떡은 인절미를 못 먹던 일제시대 때 팥을 넣고, 모양을 변형해 만들었던 음식이다. 당시 갓 낳은 강아지 모양의 떡이라고 말하며 만들어 먹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이북 문화를 사람들과 나누고,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