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선교의 태동과 함께 노동운동의 역사를 지켜온 인천 동구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미문의일꾼교회가 재개발에 밀려 사라질 위기다. 본격적인 '화수·화평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도시산업선교회는 목회자들이 직접 산업현장 노동자로 뛰어들어 공장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펼치면서 노동자의 권익과 노조활동을 지원한 우리나라 노동민주화 운동의 안식처였다.
이 단체는 1970년대 당시 중앙정보부의 사찰과 탄압으로 갖은 고충을 겪었다.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파생한 노동 문제와 도시빈민 문제 해결의 산증인으로 남은 일꾼감리교회가 지역 재개발의 난관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고 존립하게 될 지가 주목된다.

교회가 소장한 노동 사료들의 보전이 최대 관건이다. 이 교회 김도진 목사는 "노동운동의 역사와 흔적들을 보관 관리할 방안이 막막해 걱정이 앞선다"고 말한다. 경제 성장을 견인한 노동자들의 삶과 노력, 억압 받아온 노동조건 속에서 축적된 자료들은 충분한 노동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도시산업선교회 자료가 많다고 한다.

이제 이 자료들이 정리되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 성장과 발전 속에 자리 잡은 노동자들의 삶과 인권, 노동의 의미가 재음미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1961년 4월 인천의 동일방직과 한국기계를 중심으로 산업전도를 시작하면서 시작됐으니 60년이 다 돼간다. 일꾼교회는 초창기 주안교회 조용구 목사와 내리교회 윤창덕 목사, 오명걸(조지 오글) 선교사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화수동 재개발에 따라 노동운동의 역사를 다시 되짚어야 할 것이다.

일꾼교회는 지난 산업선교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성만으로도 그대로 존속되어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다. 또 방대한 자료들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감리교 재단을 비롯한 역사·노동 전문가들이 나서 교회 지원과 자료 정리 등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문(美門)에서 인천과 대한민국의 노동운동 가치가 보전될 수 있도록 도시산업선교회의 지난 역사가 미문을 통과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