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북측 인사들이 8개월 만에 필리핀 마닐라에서 재회한다.

첨예한 한·일 갈등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남북은 물론 일본 인사들도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서 일본의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는 아태평화교류협회와 공동으로 25∼2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2019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고양시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 만났던 경기도와 북측대표단은 마닐라에서 8개월 만에 재회한다.
이번 대회에는 경기도와 북측대표단을 비롯해 필리핀, 일본, 중국, 호주, 태국 등 10개국 일본 강제징용 관련 전문가 300여 명이 참가해 일제 강제 동원의 진상규명과 성노예 피해 치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고양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일제 강제 동원, 성노예 문제에 대한 비판은 물론 강제 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에서 북측은 지난해 11월 고양대회 참가차 경기도를 방문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6명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이화영 평화부지사, 정대운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김한정 국회의원 등이 포함된 30여명의 대표단을 꾸려 대회에 참가한다.

도는 지난달 30일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남북교류 협력사업 확대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북측과의 평화교류 채널을 더욱 확대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정부는 치졸한 경제보복이 아니라 행했던 범죄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배상을 하는 것이다. 일본정부가 주변국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길 원한다면 이번 대회에 귀 기울이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마닐라=최남춘기자 baikal@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