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학생들을 보기 어렵다. 도서관을 가도 중·고교 학생들은 학원에서 내준 국어·영어·수학 문제집 풀기에 시간을 쏟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있다. 우리 교육의 우울한 민낯이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7~2018년 2년간 경기지역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에서 학생 1인당 대출건수는 평균 33.2권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만 해도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중학교만 올라가도 1인당 대출건수는 3분의 1토막(평균 9.8권)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고등학교는 이보다 낮은 6.6권의 책을 대출했다고 하니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2017년 전국 평균인 중학교 18.5권, 고등학교 8.8권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모바일 콘텐츠와 영상매체의 발달로 책과 멀어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경기지역 학생들의 독서율 하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독서율이 떨어진 이유는 입시위주의 교육 등 전반적인 교육현실에서 기인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올해 3월28부터 4월4일까지 관내 초·중·고 학생 2001명과 학부모 42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독서교육인식에 대한 학생,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학교도서관 이용률이 매일 이용 기준으로 초등학생 15%, 중학생 9%, 고등학생 7%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진로진학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견은 고등학생이 월등히 높았다. 상급생일수록 독서의 필요성 의식은 더 커짐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교육당국 탓만 하고 있을 순 없는 상황이다. 교사들이 일선 학교현장에서 아무리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해도 현행 교육체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독서교육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교과목 중심의 교육을 유지하는 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독서율이 하락하면 그 사회 인적자원의 혁신과 창의성이 함께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제 학교교육을 책과 친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학교 도서관을 늘리고 숙제를 학원이 아닌 학교 도서관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학원 문제집에서 답을 찾기보다 책을 통해 지혜를 구하고 평가하는 교육에 대해 교육당국은 숙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