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이르면 내달 설계용역·해제절차 착수
'판교테크노밸리 11배' 공급과잉·출혈경쟁 우려

인천 서운일반산업단지와 계양테크노밸리 예정지 사이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마저 산업단지로 채워진다. 계양구는 올 하반기 '계양산업단지 조성사업' 설계용역에 착수하기로 했다.

계양테크노밸리 등 3기 신도시 업무 용지가 판교테크노밸리의 11배로 예고된 상황에서 '공급 과잉'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계양구는 서운산단 2단계 사업인 계양산단 조성을 위한 설계용역을 이르면 8~9월 착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계양산단은 계양구 병방동 일대에 24만3294㎡ 면적으로 계획돼 있다. 지난해 공사가 마무리되고 업체가 입주하고 있는 서운산단(52만3035㎡)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구 관계자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설계용역과 그린벨트 해제 등의 절차를 병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계양산단 부지는 남쪽으로 서운산단, 북쪽으로 계양테크노밸리 예정지를 접하고 있다. 사업 대상지 전체가 그린벨트다. 이미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서운산단과 3기 신도시 조성으로 해제를 앞둔 계양테크노밸리를 포함하면 인천 동구 전체 면적(719㎡)의 절반이 넘는 401만㎡의 그린벨트가 산업단지와 신도시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는 셈이다.

기존 산단과의 '출혈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동·부평·주안 등 인천지역 국가산업단지가 노후화에 직면하면서 4차산업 육성 등을 공통 목표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개발로 수년 안에 서울 주변 산업 용지도 대폭 공급될 전망이다. 계양테크노밸리와 남양주 왕숙(140만㎡) 등 3기 신도시 자족시설 용지 면적은 553만㎡로,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11배에 이른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지정 당시 "계양테크노밸리는 가용 용지의 절반에 가까운 자족 용지를 확보했다. 판교의 1.4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2차 지정을 통해 계양보다 규모가 큰 고양 창릉지구 업무 용지(135만㎡)가 추가로 배정됐고, 계양과 굴포천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부평 대장지구도 상당 면적(68만㎡)이 업무 용지로 채워졌다.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4차산업을 추구한다는 지향점도 비슷하다.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연구용역에 착수했다"며 "지구별 산업 특화 방안과 앵커시설을 포함한 기업 유치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