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낳은 '전국최초' 정책들

인구 55만명을 자랑하는 남동구는 인천에서 두 번째로 사람이 많은 도시다. 하지만 관내에 인천시청과 인천시교육청, 인천지방경찰청, 인천지방국세청 등 굵직한 행정기관이 많아 남동구만의 정책과 색깔이 묻히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남동구는 민선 7기 들어 '전국 최초'로 불리는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해 가고 있다. 계양구와 함께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급을 시작했다. 호응이 좋아 최근 서구에서도 관련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해 이 달부터 시행 예정이다.

소통을 강조한 이강호 남동구청장은 전국 자치구 중 처음으로 소통전담부서를 만들기도 했다.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몰이 중인 '장난감 무료 수리센터'도 지자체가 직영하는 사례는 남동구가 유일하다.

이강호 청장은 "키워드를 '소통'과 '공감'으로 잡고 많은 노력을 했다"며 "소통 과정에서 나오는 정책들을 추진하다보니 '최초' 타이틀을 많이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헛돌던 소래관광벨트화, 민선 7기 역점 추진

이 청장은 '새 정책 발굴'과 '진행 중이던 혹은 진행이 보류됐던 정책 안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다. 소래 관광 벨트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남동구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 소래포구까지 이어지는 8㎞ 이상 구간을 관광벨트화 하는 사업이다. 민선 6기 장석현 전 남동구청장도 사업 필요성을 수차례 밝혔지만 실제 추진되진 않았다.

이강호 청장은 벨트화 구간에 당장 시행 가능한 간단한 작업들부터 예산을 투입해 진행 중이다. 꽃길 조성과 공영자전거 도입, 소래 해오름 조형 등대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동시에 구는 '소래지역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용역 결과가 나오면 관광벨트화 작업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청장은 "소래포구는 2017년 4월 국가어항으로 지정돼 리모델링 사업에 드는 비용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소래포구 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는 수도권 최대 어항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소래 관광벨트를 지역의 모든 관광자원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시키겠다"고 말했다.

▲예산의 한계, 88올림핌기념관 재건립·남동e음 재검토

아쉬움도 있다. 자치구 차원에서 감당하기 힘든 사업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88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재건립 사업을 아쉬운 정책 첫 번째로 꼽았다.

낡고 포화 상태인 지상 3층 규모 구월동 국민생활관을 최대 8층 규모로 재건립하고 동시에 생활관 뒤쪽 구월근린공원 지하 공간을 이용해 1330면 주차장을 만들려던 이 사업은 추진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업비가 1000억원이 넘게 들며 이행해야 할 행정절차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은 국민생활관 '재건립'이 아닌 '리모델링'으로 선회했다.

이강호 청장은 "88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은 정부에서 SOC사업 예산 7조원을 푼다는 발표에 따라 대단위 사업으로 추진해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강행했는데, 국비 확보의 어려움을 다시금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은 지역화폐 e음 카드 발행도 마찬가지다. 남동구는 애초 7월 중 관내 점포에서 이용하면 결제금의 7.5%를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남동e음 전자카드를 발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7.5% 중 구비로 지원해야하는 1.5%에 대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지난 18일 구는 e음 화폐 발행을 전면 보류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 청장은 "남동구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서구를 보면 e음 카드에 드는 구비가 1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며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남동구로서는 인천시가 e음 카드 사용 품목 제한이나 금액 제한 등 제도 보완을 하지 않는 이상 발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청장은 이제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강호 청장은 "지난 1년은 구상과 계획을 짜고 발표하는 시기였다"며 "2년차부터는 구상한 사업들이 실질적으로 진행되도록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 동시에 신뢰 형성을 위한 주민과 소통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