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6%의 캐시백 혜택을 주는 지역화폐 e음카드가 시행 두 달 만에 시행착오를 드러냈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몰아가던 서구e음카드는 30만~50만원 사이의 사용자 혜택을 기존 10%에서 7%로 줄여 구간 단속에 들어갔다. 50만원 이상 사용자에게는 서구 자체 캐시백 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기본 6%를 유지함으로써 사실상 사용 한도액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연수(10%)·미추홀구(8%)도 혜택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남동구는 e음카드 발행을 전면 보류한다는 입장이다.
모두 예산 부족이 그 이유이다. 앞으로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 한 캐시백 혜택은 더 줄어들게 될 공산이 확실하다.

이에 따라 초기 e음카드 도입 주장부터 설계가 너무 성급하고 부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 올해 e음카드 예산은 추정액을 초과해 추경 등을 확보해야 할 실정이다. 올해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시의 재정부담도 가중될 형편이다. 하지만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민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재정 부담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이다. 재정 확충 해법이 필요하다.

지역화폐 도입에 따라 인천시는 세수 확대를 비롯한 소상공인의 수익 창출,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 등을 기대한 반면 소득 격차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 재정자립 역량이 각기 다른 지방자치단체 간 혜택 불균형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 e음카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시·구는 이제 단순한 캐시백 시혜라는 관점에서 탈피해 그 진행 과정 등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설계 안내와 추이 등을 적극 알려야 본질적인 e음화폐의 지역 필요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누적 재정 적자가 e음카드 사업의 발목을 잡는 근본적인 요인이고,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주먹구구식 운영이나 체계가 허투루 허물어져서도 안 될 일이다. 지역공동체 경제, 수평적 호혜관계를 내세우는 지역화폐의 본래 개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가 공개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역 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정치적 해법을 경계해야 인천시민의 경제 자긍심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