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정 한길안과병원진료과장

30대 H씨는 최근 딸과 함께 안과전문병원을 찾았다. 오전부터 딸의 눈꺼풀이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지만 눈꺼풀에 염증(다래끼)이 생긴 상태여서 항생제를 복용하고 항생제 안약을 점안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았다.
다래끼는 눈꺼풀의 분비샘에 세균이 감염되거나 마이봄샘(기름샘)의 입구가 막히면서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안검염이 있는 눈에 다래끼가 쉽게 생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눈을 자주 비비거나 청결하지 않은 손으로 눈 주위를 만지면 세균 감염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져 눈 다래끼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이 외에도 비타민A 부족, 모낭충 감염 등도 다래끼 재발과 관련이 있다고 학회에 보고된 바 있다.

눈곱이 끼면서 눈꺼풀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만졌을 때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다래끼를 의심해 봐야 한다.
다래끼 자체가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편은 아니지만 콩다래끼의 경우 안구를 압박해 시야가 흐리거나 이물감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배농되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랫동안 염증이 지속되어 피부까지 파급되면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치료 방법은 다래끼의 위치, 크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크기가 작고 증상이 가벼운 다래끼는 항생제 안약이나 안연고를 점안하는데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온찜질도 다래끼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치료를 하는 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보다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원할 경우 눈꺼풀이나 결막을 절개해 염증 조직을 긁어내는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병변(병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생체의 변화)에 스테로이드를 소량 주사하는 시술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래끼를 째는 시술을 할 때 마취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시술 과정에서 공포를 느껴 트라우마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래끼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면마취 시술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취를 동반한 시술을 할 때는 병원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다래끼는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에 눈을 비비지 않도록 주의하고 손을 깨끗하게 씻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눈꺼풀 전용 세정제를 사용해 눈꺼풀을 청결하게 하는 것도 다래끼 재발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래끼를 오래 방치하면 피부에 흉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