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 허물고 다목적 건립 계획
시공사 경영난에 중단된지 반년째
학생들 외부급식 1년 넘게 먹어야
인천 연수구 한 중학교가 개교 20주년 만에 다목적 강당을 갖추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해당 공사를 맡은 시공업체가 경영난에 돌연 현장을 멈춘 게 벌써 올 초 일인데, 반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원래 있던 급식소 건물을 허물고 강당과 급식소를 같이 짓는 내용이라 학생들은 1년 넘게 외부 급식을 먹는 실정이다.

옥련중학교는 5월9일 '급식소 및 강당 증축공사 지연 안내' 제목으로 가정통신문을 전교생에게 전달했다. 이 가정통신문엔 '급식소 및 강당 증축공사를 인천동부교육지원청에 일정을 문의한 결과, 기존 시공업체의 귀책사유로 계약을 해지했으며 6월 중 새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한다. 7월 초 공사를 다시 시작해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18일 동부교육지원청에 관련 진행 과정을 확인해 보니, 당시 학교 측 예측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우선, 7월 중순에도 공사는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신규 시공사 현재 적법심사 중이라 인력을 투입할 수 없는 단계다. 준공도 10월 말에서 11월로 미뤄졌다.

1999년 3월 문을 연 옥련중은 인천지역에서는 드물게 강당이 없는 학교 중 하나다. 비나 눈이 오면 체육 수업이나 입학식, 졸업식을 원활하게 할 수 없었다. 2017년 말, 기존 조립식 건물인 급식실 대신 그 자리에 급식실과 강당으로 활용하는 2층 규모 건물을 짓는다는 소식이 정치권에서 나왔을 때 지역 주민들까지 환영했을 정도다.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작년 7월 착공해 이번 연도 6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시공사가 채무 압류로 공사를 멈추면서 일정에 차질이 있었다. 지원청 차원에서 공사 재개를 압박하다가 5월 계약 해지했다"며 "새로운 시공사를 찾았고 방학부터 현장이 원상 복귀될 거로 본다"고 밝혔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 최대 피해자는 옥련중 학생들일 수밖에 없다. 1년 넘도록 학교 운동장 한쪽엔 대형 공사 현장이 자리하고 있고, 급식소도 없어 외부운반 위탁급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옥련중 한 학부모는 "내년 졸업하는 아이가 강당에서 졸업식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