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근곡 박동완(1885~1941)선생의 출생지 논쟁이 일단락됐다.

그동안 출생지를 놓고 자치단체 간에 의견이 달라 분쟁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양평군이 연구 용역을 철회하면서 갈등은 마무리됐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독립유공자에 대한 고귀한 자료가 부실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18일 포천시와 양평군 등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2007년 12월 박동완 선생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해 발표했다. 출생지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도곡리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포털사이트 지식백과, ㈔민족대표 33인 유족회 프로필 등 각종 문헌 자료에도 출생지는 양평으로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엔 출생지가 포천으로 수록돼 있다.
상황이 이렇자 포천과 양평은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워 각종 문헌 자료에 출생지를 표기했다.

포천은 보훈처와 각종 문헌 자료 등을 근거로 2008년에 이어 2019년 발행한 포천의 독립운동사에 박동완 선생의 출생지를 포천으로 수정해 발간했다. 양평도 일제강점기 신문조서를 근거로 출생지를 양평으로 수록해 각종 문헌자료에 내용을 담았다.

힘겨루기는 경쟁이라도 하듯 멈추지 않았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박동완 선생 발굴사업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정했다. 사업비 1000만원을 들여 자료조사와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포천도 지난 3·1절 100주년 기념행사에 후손인 박재상씨를 초청해 독립선언서까지 낭독하게 했다.
이처럼 논쟁이 계속되자 양평은 지난 9일 공약사업을 제외했다.

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정황상 양평 출신임을 토대로 연구 용역을 하기엔 예산 집행의 타당성이 떨어진다"면서 "신문조서 외에 양평과의 연고를 찾기가 어렵고 자칫 포천과 분쟁 소지가 있어 발굴사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한편, 각종 문헌 자료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아직도 출생지가 명확하지 않다. 정부가 나서 혼란을 멈춰야 할 시점이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