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김포를 잇는 인천김포고속도로 북항터널 내에서의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작은 사고라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터널 내 사고라서 시민들이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북항터널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간 바다를 통과하는 구간에 만들어진 터널이다. 왕복 6차로에 길이 5.5㎞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다.
지난 16일 오후 이곳 터널 내에서 승용차와 화물차가 낀 6중 추돌사고가 나 4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서만도 이곳 터널 내에서의 교통사고와 차량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로 경찰과 소방구조대가 출동한 것이 10번이 넘는다고 한다.

북항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건설한 해저터널 중 하나로 일부 구간은 바다 밑으로 50m 넘게 내려가는 등 첨단 공법을 적용, 건설했다. 지난 2017년 개통된 최첨단 터널이지만 운전자들은 터널 내부가 너무 어둡고 안전시설물이 부족하다고 한다. 특히 과속방지를 위해 울퉁불퉁하게 해 놓은 도로면은 오히려 사고를 부추긴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전반적으로 교통안전 대책이 부실하다는 얘기다.
민자로 건설된 북항터널은 개통 초기부터 불안감을 던져줬다. 개통 4달여만에 터널이 침수돼 일주일 동안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비가 내리더라도 터널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설계하고 시설도 설치했지만 폭우로 범람한 빗물이 유입되면서 침수가 발생했던 것이다. 나중에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밝혀졌지만 일부 고장난 빗물펌프가 방치되고 관리 인력 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자연재해에 가까운 폭우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인재'가 사고를 더 키운 것이라 할 수 있다.

터널은 진·출입구가 있다 뿐이지 폐쇄된 공간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한번 진입하면 중간에 되돌기도 어렵다. 중간에 갇히면 꼼짝할 수 없다. 작은 사고라도 대형 피해로 이어지는 이유다. 북항터널은 일반 도심의 터널이나 산속 터널과 달리 바다 밑을 지나도록 설계된 해저터널로 다른 터널에 비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사고시 대처도 어렵다. 북항터널 관리 회사는 그동안 일어난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