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의 쇠목마을 주민들의 물 부족 상황이 심화되지만 열쇠를 쥔 국방부는 관로매설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쇠목마을은 마을이 조성된지 100여년이 됐음에도 아직까지 상수도가 없어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의 건강이 걱정되는 가운데 지하수마저 고갈되고 있어 고심이 깊다.
동두천시는 쇠목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수도 공급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전체 3.3㎞중 1.8㎞ 구간의 공사를 마쳤다. 가압맨홀공사가 한창 진행되면서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노력이 최근 암초를 만났다.

쇠목마을 입구에 있는 관로매설 예정 도로 토지의 소유주인 국방부가 '반환 부지 매각대상 토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동두천시에 공사 중지를 통보한 것이다.
군은 상수도 관로 공사를 위해서는 해당 부지 매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의 토지매입비만 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이 개인의 사적인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도 아닌데 국민의 생존권이 걸린 물 공급을 가로막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치 쇠목마을 주민들을 볼모로 동두천시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군의 제지에 쇠목마을로 가려던 수도관 공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중단됐다. 쇠목마을의 극심한 물 부족 사태는 생존권 차원에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여름 가뭄이 길어지면서 사용하던 지하수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국민을 위한 군의 태도가 한심한 수준이라며 주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식수 공급 등 생활 지원을 하지 못할망정 관로 공사까지 중지하라는 군의 입장은 마치 부동산 사업에 나선 모습으로 비춰진다. 관로 공사가 개인의 사익을 위한 공사도 아니고 군 작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안이 아닌 이상 주민 생활을 우선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군은 원칙적인 입장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간절한 주민의 입장에서 조속히 결과를 도출했으면 한다. 오지 40가구의 생활개선은 시급하다. 동두천시와 군이 선 공사, 후 매입 절차 등의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