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한여름 밤의 꿈'
[문화산책] '한여름 밤의 꿈'
  • 인천일보
  • 승인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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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아마티앙상블 대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한여름이다. 벌써 한해의 반이 지난 만큼 몸도 마음도 쉬어야 할 때다. 이번 여름 피서는 색다르게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시원하게 하는 여름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하면 좋겠다. 제목에 한여름이 들어가서인지 나는 한여름하면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이 생각난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다. 멘델스존이 그의 희곡을 읽고 이 곡들을 작곡했다.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하면 떠오르는 너무 유명한 '결혼 행진곡'이 있는데 흔히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연주되는 한여름 밤의 환상적인 이미지와 어울리는 밝은 음악이다.


서곡 <한여름 밤의 꿈> Concert Overture 'A midsummer Night's Dream' Op.21은 펠릭스 멘델스존이 1843년에 작곡한 작품이다.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은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멘델스존이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처음 읽은 것은 그의 나이 17살 때였다. 이때 이 작품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매료된 멘델스존은 그 인상을 바탕으로 몇 곡의 음악을 작곡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17년 후인 1843년, 멘델스존은 프러시아의 빌헬름 왕으로부터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이 공연될 때 함께 연주될 극음악을 작곡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 부탁을 받고 멘델스존은 옛날에 썼던 곡에 새로운 곡을 추가해 모두 12곡에 이르는 극음악을 완성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동화적 환상으로 가득 찬 <한여름 밤의 꿈>이다.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은 연극이 공연되는 동안 연주되는 극음악이다.

<한여름 밤의 꿈>의 '한여름 밤'이란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 무렵의 성 요한제(6월24일) 전야를 가리키는 것으로 서양에서는 그날 밤에 여러 가지 환상적 괴변이 생긴다는 미신이 있다. 이때를 시간적 무대로 하여 요정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익살스러운 사건을 내용으로 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는 여러 음악들이 극 중 부수 음악으로 채택되어 사용돼왔다.
<한여름 밤의 꿈>은 이런 환상을 그렸고 시와 유머가 가득 찬 매우 즐거운 희극으로 곳곳에 음악이 사용되고 있다.
그중 '서곡'은 1826년에 작곡됐다. 나머지 12곡은 1843년에 프러시아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명에 의하여 쓰여진 것으로서 '서곡', '스케르쪼', '간주곡', '야상곡', '결혼행진곡'의 다섯 곡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곡들이다.
특히 '결혼행진곡'은 바그너의 '혼례합창곡'과 함께 오늘날의 일반 결혼식에서 연주될 만큼 통속화된 명곡이기도 하다.
멘델스존은 어려서부터 셰익스피어 문학에 심취해 있었다. 계몽주의자이며 철학자였던 멘델스존의 할아버지인 모세스 멘델스존은 독일에서 셰익스피어가 유행하기도 전에 셰익스피어 번역본을 출판했다. 모세스의 아들이자 팰릭스 멘델스존의 아버지인 은행가 아브라함도 셰익스피어에 심취해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펠릭스와 네 살 아래 누이 화니도 자연스럽게 셰익스피어 문학에 젖어들었다. 멘델스존의 집에서는 자주 가족 연주회가 열리곤 하였는데 화니는 그녀의 일기 속에 "우리는 정말 아름다운 한 여름 밤의 꿈속에 살았다"라고 적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1826년 8월 멘델스존은 이 셰익스피어 극에 대해 서곡을 쓰게 된다.
이 서곡에는 신비한 마법의 숲을 여는 부드러운 화음, 그 속에서 평화롭게 뛰어다니는 요정들, 사랑스러운 연인들, 나귀 머리로 변한 아테네 장인 보텀의 나귀 울음 소리들이 조화를 이루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멘델스존은 극을 지배하는 요정의 마법을 통해 인간이 꿈의 세계로 들어가 인연을 맺은 사랑의 매듭을 엮은 뒤 밝은 아침의 행복으로 깨어난다는 주제를 해학적인 음악적 요소를 섞어서 풀어가고 있다.
마음을 다해 이런 곡을 듣고 있노라면 그런 순간이 온다. 뮤즈의 마법 지팡이가 갑자기 당신의 마음을 터치한다. 순간 온몸에 퍼지는 전율과 벅차오르는 음악적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과 축복이 가득한 음악을 듣다 보면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힘들었던 마음이나 불볕 더위로 지친 몸도 추스르고 이겨나갈 힘이 생기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스커피와 몰입할 수 있는 음악 한 곡, 가성비 좋은 최상의 피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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