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북항터널 내 교통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7일 차량들이 수도권 제 2순환 고속도로 북항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지난 16일 오후 북항터널에서 차량 6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제공=서부소방서

최근 들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북항터널에서 화물차로 인한 추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가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지만 공식적인 사고 통계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17일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30분쯤 북항터널에서 차량 6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17t 짜리 화물차 운전자 A(23)씨가 졸음운전을 하다가 앞서가고 있는 승용차를 들이받은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를 포함해 이달에 북항터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만 벌써 3건이다.

북항터널 운영사 '인천김포고속도로㈜'는 터널 내 교통사고가 2017년 3건에서 지난해 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소방과 경찰이 출동한 사항을 파악해보면 올 1월부터 이달까지 총 1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화재를 포함해 화물차 등의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이다.

북항터널은 왕복 6차로, 총 길이 5.5㎞ 규모로 인천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다.

터널 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공포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운전자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터널이 길어 내부에서 2차 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고 예방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터널 운영사인 인천김포고속도로㈜는 사고 통계마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운전자 여모(30)씨는 "강화도를 갈 때 북항터널을 이용하는데 시야 확보가 어렵고 터널 내부가 어두워서 운전할 때 불안하다"며 "사고가 났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인천 개인택시기사 김모(45)씨는 "터널 일부 구간에 단속 카메라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설치돼 있지 않아 효과가 미비하다"며 "과속 방지를 위해 도로를 울퉁불퉁하게 설계한 것을 두고 기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인천김포고속도로㈜ 관계자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시설물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며 "터널 모니터링을 통해 속도제한과 출구를 알리는 표지판을 구간마다 늘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김태완 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아직까지 북항터널 내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아 운전자들의 긴장감이 낮아 사고가 발생률이 더 높을 수 있다"며 "터널 내부가 어두운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정구간 카메라나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힐 수 있는 장치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김신영·이아진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