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포럼서 사례 발표·토론
▲ 17일 인천 부평구 갈등관리힐링센터에서 열린 '제5회 부평 갈등과 치유 포럼' 참석자들이 사례발표를 듣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경기도 수원시 행궁광장에는 지난해 10월 세 번째 '소통박스'가 들어섰다. 대중교통 전용지구와 트램(노면전차)을 도입하기에 앞서 주민 의견을 모으는 창구였다.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소통박스에선 소통 매니저의 사업 설명과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1000여명의 의견이 모였다.

권정희 수원시 소통팀장은 "트램 도입 사업이 정부 공모에서 아쉽게 떨어졌지만 갈등 영향을 분석해 원도심 교통 수요 관리 대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덴마크 코펜하겐의 광장 소통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소통박스는 사업 구상 단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인천 부평구 청천동 갈등관리힐링센터에서 '부평 갈등과 치유'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갈등 전문가와 지자체 공무원, 마을활동가 등 50여명은 주민참여형 갈등 관리 사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이날 주민자치위원 중심 마을갈등조정제도를 운영하는 충남 천안시 사례도 소개됐다. 주민이 참여하는 갈등관리는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싹을 틔우고 있다. 진중록 천안시 분권팀장은 "갈등관리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을 합의로 풀었다. 원도심 주민들이 주차 분쟁을 조정한 경우도 있었다"며 "주민 힘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체계를 제도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선 마을갈등조정단을 양성하는 부평구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마을갈등조정단은 5월 발대식을 열고 전문 교육을 받은 갈등조정가 7명이 활동을 시작했다. 갈등조정단은 마을공동체 자문과 공공사업 갈등 예방을 위한 사전 진단에 나설 계획이다.

포럼 기조 발표를 맡은 전형준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한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사회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