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軍 '땅 매입 뒤 공사' 命
관로 매설 전면 중단 '날벼락'
유일한 식수 지하수도 '바닥'
40가구 무더위 나기 큰불편
동두천시 쇠목마을 주민들의 속이 바짝 타고 있다.

마을이 생긴 뒤 100년 가까이 수돗물 공급이 안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지하수마저 최근 바닥을 드러냈다.

이에 시는 주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상수도 공급 관로 공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 땅을 소유한 국방부가 '토지 매입 뒤 공사를 하라'고 통보해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16일 시에 따르면 1919년 무렵 형성된 쇠목마을은 계곡과 맞닿은 지리적 특성 탓에 상수도 공급 관로를 묻기 어렵다.

이 때문에 주민 40세대는 현재까지 지하수에 의존해 살고 있다.

다행히 상수도 공급 관로를 매설할 길이 열렸다.

인근 미군 기지(캠프 호비)의 일부 부지가 반환됐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의 도로는 쇠목마을을 오가는 유일한 진입로다.

도로 아래엔 하수도·통신 시설도 매설된 상태다.

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총 사업비 11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부터 쇠목마을 상수도 공급 관로·가압시설 설치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전체 구간 3.3㎞ 중 1.8㎞ 구간 공사는 마쳤다.

가압 맨홀은 시공 중이다. 공정률은 70%다.

시는 당초 이달 13일 공사를 모두 끝내 쇠목마을에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도로를 소유한 국방부가 5월7일 '반환 부지 매각 대상 토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에 공사 중지를 통보했다.

공사를 하려면 땅부터 사라고 요구한 것이다.

현재 상수도 공급 공사는 전면 중지됐다.

쇠목마을 주민 이모씨는 "이제는 수돗물을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망감이 크다"며 "마을 주민 대부분이 노년층이다. 당장 올 여름을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이 도로 외에는 우회 공사를 할 방법이 없다. 먼저 공사를 하고 나중에 땅을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국방부는 이마저도 거절했다"면서 "토지 매입비가 3억 정도 든다. 도시계획 시설 결정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데만 1년이 걸린다. 그때까지 주민들이 또 불편을 감수해야 해 고민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시의 선공사, 후매입 요구 사항을 두고 법리 검토 중이다.

/동두천=김태훈·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