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강원도, 문화재청과 함께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를 추진한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를 평화와 화해의 장으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이다. 남북을 동서에 걸쳐 폭 4㎞, 길이 248㎞로 갈라놓은 DMZ는 한국전쟁 이후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천연자원의 보고다. 또 끊어진 철길과 땅굴 등 전쟁과 대결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분단의 상징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그 성격에 따라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으로 분류된다. 2개의 가치를 동시에 지닌 복합유산으로서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세계유산은 지구상에 별로 없다.

하지만 DMZ는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을 뿐만 아니라 분단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복합유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DMZ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은 모두 101종으로 전체 267종의 38%에 달한다. 금강소나무 등 식물도 2504종이나 자라고 있다. 문화유산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철원 월정리에 70년이 다 되도록 멈춰서 있는 녹슨 철마를 비롯해 국군 9사단과 중공군 38군단의 전투로 열흘 동안 주인이 24번이나 바뀐 백마고지 그리고 천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궁예 태봉국의 옛 도읍지도 이곳에 잠들어 있다.

DMZ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잠정목록 단계를 거쳐야 한다. 오랜 기간 잠정목록으로 남아있는 유적들의 경우 국가와 지자체가 예산을 편성해 대규모 지원을 하지 않는 한 등재를 장담하기가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DMZ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4월에는 국회의원 45명과 함께 DMZ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DMZ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유산에 대한 연구자료 보완과 함께 등재 논리 등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의 전초 기지이자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DMZ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온 국민이 함께 힘을 쏟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