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를 도용해 리스한 외제차를 빌려주면서 GPS(위치추적기)를 장착해 다시 훔치는 수법으로 13여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청주지역 조직폭력배인 조모(27)씨를 포함해 17명을 특수절도, 여객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영업자, 회사원, 모델 등의 명의를 빌려 외제차 10대를 리스 받은 뒤 대포차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명의자들에겐 "매월 리스료 대납을 대신해주겠다. 리스가 끝나는 시점인 5년 후에는 차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며 접근했다.

조씨 등은 확보한 외제차를 10명에게 대포차로 재유통하면서 차 1대당 3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연간 이용료를 일시불로 챙겼다.

또 대포차를 내주면서 미리 차량에 장착한 GPS를 이용해 주차 위치를 확인한 후에 견인차량 혹은 예비열쇠로 차량을 되찾아 왔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피해 지역은 인천을 포함해 경기, 서울 등 수도권 일대다.

차량 도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주차된 피해 차량을 3명이 견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부서 관계자는 "수법 조회 등 다른 지역 발생사건 피의자들과 유사성을 입증해 추가 피해자를 확인했다"며 "4개월 동안 추적 끝에 17명 전원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