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잇다_섬마을 청년 프로젝트
[창간특집] 잇다_섬마을 청년 프로젝트
  • 김은희
  • 승인 2019.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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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생각의 스토리텔링 … 섬이 살아난다
▲ 지난해 청풍이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한 '로컬릴레이강화 행사'. 사진은 강화 소창체험관에서 열린 야외공연.

 

▲ 지난달 28일 강화문화재야행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주민 참여 퍼레이드.


-청년이 필요한 소멸 위기의 섬


노령화지수 154.9 … 고위험단계
청년 유입·정착 가능한 대책 시급


-청년 없는 청년지원 사업

주민 경제플랫폼 기능 북도특산물매장
일자리 사업 형태로 인건비 지원에도
지역 거주 청년매니저 없어 구인난


-청년 스스로 만든 경제생태계

지역 애착으로 버틴 강화 협동조합청풍
기반 지속 확장 후 관광콘텐츠 만들자
청년 중심 생산 - 소비 이뤄지며 활기






인천에는 168개 섬이 있다. 작게는 모도(810㎡)부터 크게는 강화도(293㎢)까지, 각 주민들은 40곳의 섬에서 각자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도서지역의 가장 큰 고민은 초고령화다.

지난해 8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섬 노령화지수는 154.9로, 전국 평균 100.1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구 재생산력을 평가한 어촌지역소멸지수로 봤을 때, 고위험단계에 접어든 어촌·섬 지역은 전체의 31.12% 가량이다.

이대로는 마을이 언젠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청년의 유입도를 높이기 위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지난해부터 옹진군이 시작한 특산물판매장 청년매니저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이 정주(定住) 할 수 있는 섬을 만들기 위해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무조건적인 지원사업으로는 청년들이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청년 스스로가 움직이고 그들이 '섬'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한 것이다.

또 지자체는 무조건적인 지원보다 지역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사업의 철저한 상업적 평가와 지속가능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일할 곳은 있지만 정작 '사람'이 없다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 옹진군에 속한 4개의 섬이 있다. 신·시·모도와 장봉도는 중구 삼목항에서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시간상 10여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30분 사이에만 공식적으로 배를 운항한다.

앞으로 영종도와 이어질 '남북평화고속도로' 조성 전까지는 바닷길로만 닿을 수 있는 섬이다.

이곳에는 지난해 12월 주민들을 위한 생계공간이 만들어졌다. 신도바다역 여객터미널 내에 위치한 '북도농수특산물판매장'이다.

규격에 맞춰 일정하게 포장·판매하는 일반적인 특산품과 달리 주민들의 생산물을 자체적으로 포장해 대리판매하는 공간이다.

직접 바다에서 채취한 바지락·김 등은 물론 버섯·약초 등 모든 물품을 구매 후 직접 보관하며 관광객에게 판매하게 된다. 일종의 마을장터이자 경제플랫폼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 섬 청년이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군에서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에 지원해 3년간 인건비 지원을 확보한 결과다.

전체적인 운영은 신도 마을기업이 도맡되 근무는 청년매니저가 함께 하는 것이다.

군에서는 이곳을 모범사례로 판단한다. 초창기 우려와 달리 매출이 꾸준하게 발생하면서 다른 섬 주민들도 판매장 도입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북도판매장만 해도 애초에 청년 2명이 배정돼있었으나 사람을 구하지 못해 1명만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올해에만 공고를 4차례 냈지만 지원자가 드물었다. 총 정원 3명 가운데 겨우 1명만 뽑았다"며 "그나마 최근 바뀐 행정부 세칙을 반영해 지원연령을 일부 높이기로 했다. 노령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35세 이하 청년이 아닌 중장년층까지 확대해서 뽑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자리잡으려면 '이유'가 필요하다

결국 행정에서 주도하는 청년프로젝트에서의 관건은 '지속가능성' 여부다.

과연 정부·지자체의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민간 차원에서 자립할 수 있을지가 핵심인 것. 단순히 세금을 쏟아붓기만 한다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만다. 결국 섬은 젊어질 수 없다.

이에 대해 강화도 생활 7년차가 된 유명상 협동조합청풍 대표는 "행정은 실패의 경험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청년몰 지원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상권 변두리에 청년을 입점시키고 점포 수 채우기에 급급하다"며 "대기업에서도 시장 진출시 철저하게 진행하는 상권분석을 행정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하지 않는 꼴이다. 결국 '잘되면 좋고'식 사업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3년 유 대표 등 청년 4명은 강화풍물시장에서 화덕피자집을 운영하며 타지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청년점포 지원사업의 일환이었으나 그들이 부딪친 장사라는 현실은 험난했다.

그럼에도 강화에 둥지를 튼 것은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주민들과 맺은 인연 때문. 유 대표는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서 장사는커녕 끼니를 굶는 게 뻔하다며 어르신들이 자주 밥을 챙겨주곤 했다"며 "그때 좋은 이웃들과 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겼고 이곳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청풍은 게스트하우스·펍까지 기반을 확장하면서 지역연계형 관광콘텐츠를 기획·진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특산품인 소창 관련 사진집과 향초와 성냥 등 '지역 굿즈'를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성공시킨 게 대표적이다.

또 올해 8월부터는 '강화로컬투어'를 통해 강화읍을 배경으로 주민들과 녹아드는 관광프로그램 운영계획도 세우고 있다.

유 대표는 "지금 강화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지역경제 생태계가 꾸려지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공동체 안에서 함께 생산·소비를 나누면서 어려움을 넘어갈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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