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SNS를 통해 미디어 정치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김대은 한국미디어저널협회 회장은 정치인들의 미디어 정치에 대해 "정치인들의 말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귤화위지'(橘化爲枳,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의 변질없이 그대로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남북미 판문점 회동'이라는 세기의 이벤트를 성사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을 대표적인 미디어 정치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예전의 정치가 정치인 개인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고립적인 체계였다면, 유기적인 체계로 바뀌고 있다"며 "개인이 생각하고 판단해야 했던 것이 이제는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그동안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까지 쉽게 풀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미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정상간의 만남이라는 매우 복잡한 외교적 절차를 모두 생략해 버린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SNS 정치의 이면에는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도 자리잡고 있다고 김 회장은 진단했다.
 
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 언론은 거의 없었고, 심지어 출구조사에서조차 트럼프가 패배할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를 계기로 트럼프는 자신의 소견, 심지어는 외교나 인사문제까지 직접 SNS를 통해 전달하기로 마음먹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정치에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미디어 정치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했다.
 
김 회장은 "오세훈 시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치러진 선거였지만, 짧은 기간에 박원순 변호사가 거물정치인으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SNS의 전파력 때문"이라며 "박원순 시장은 지금도 국내 정치인 중에는 216만명이라는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SNS로 대표되는 온라인 정치는 오프라인 현실정치와는 정반대 상황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1년 무렵은 진보세력이 온라인을 장악했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유튜브를 통해 보수세력이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이른바 가짜뉴스와 정치인들의 막말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SNS의 단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SNS 정치가 성공하려면 팩트 중심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면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며 "당장의 지지층을 규합하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담지 못하면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에서의 정치인들의 활동이 강화되는 것은 권장할만하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각 정당에서 정치인들의 온라인 활동을 평가할 때 이런 단점을 걸러내지 못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도 4차산업이 지향하는 취지와 맞게 SNS를 활용해야 한다"며 "사회 공동의 이익을 위해 팩트를 중심으로 생산적이고 진실한 내용으로 미디어 정치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