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곳 어디든 출동 … 봉사는 생활의 일부

화재 진압·수난사고 등 '다양한 현장활동'
식사·목욕봉사는 기본 … 이웃돕기 성금도



"여름철 경안천에서 물놀이 하던 중학생이 물에 빠져 다급한 순간이었는데, 순찰을 돌다가 이를 발견하고 구출했던 기억이 오래 남아 있습니다."

'봉사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한남호(60·사진) 광주의용소방대장. 광주의용소방대연합회장직도 맡고 있는 그에게 봉사활동은 생활의 일부처럼 몸에 배어 있다.

그는 가정의 가장이며, 의용소방대원이고, 지역사회 일꾼으로 1인 3역을 한다. 자유로운 직업을 갖고 있던터라 예전부터 거의 매일 상주하다시피 의용소방대 사무실을 지킨다. 소방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의용소방대는 소방서의 민간 보조단체로 소방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광주의용소방대에는 남성 9개 소방대, 여성 4개 소방대 등 모두 13개 소방대에 350명이 활동하고 있다.

'생활속 위험'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곧 그의 '봉사 일터'다. 화재진압·예방활동, 등산객 대상 심폐소생술 시연, 수난사고 예방활동, 가스누설 점검·화기 취급요령 지도 등 그 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광주 119 생활안전 의용소방대'를 운영, 벌집제거와 물놀이 안전활동 같은 생활안전활동에 적극 나섰다. 소방서의 소방현장출동의 공백을 방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원도 산불현장과 수해복구 현장, 충남 태안군 유류피해 복구 등 재난이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간다.
"집안 일보다는 봉사활동에 더 열심이어서 처음에는 불만도 컸지만, 워낙 오랜 세월 해 오다보니 지금은 집에서도 인정해 줍니다."

한 대장은 선배의 권유로 1998년 의용소방대 대원이 됐으니, 소방 봉사활동만 벌써 21년째다.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해 온 걸 모두 나열할 수 없을 만큼 각종 소방활동과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한 대장은 "지난해부터는 남성의용소방대와 연합회에서 순찰차 10대를 확보해 9개 읍면동 지역을 순회해 산불예방홍보와 물놀이 안전 홍보방송을 하고 있다"며 "화재 취약 시간대인 야간에 신속 대응하도록 야간근무조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이 3인 1조로 근무조를 편성해 주변 공원순찰과 화재발생시 신속하게 출동, 화재현장에서 보조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여기에 지체부자유 중증장애자와 노인요양원을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서 식사제공과 빨래·청소·목욕봉사 활동을 하는 것을 비롯해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장학금 지원 같은 복지 관련 봉사도 소방봉사보다 더 오랜 30여 년째다. 하지만 그는 주변 이웃들에게 조그만 '희망'을 보태고 '관심'을 가졌을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대가보다는 '나를 위해 봉사한다'는 순수한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뒷받침이 돼 준다면 사각지대까지 적극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글·사진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