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21곳, 일 26곳과 우호협약 … 사업 취소·축소 검토

일본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 여파'가 경기도내 시·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과 교류협력을 맺은 시·군은 사업 차질은 물론, 그동안 쌓아온 신뢰까지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다.

9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도내 상당수 시·군는 일본과 '협약'을 맺고 교류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군마다 협약 내용은 다르지만 교류를 통해 경제·문화 발전을 이끌자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현재 수원 2곳, 파주 2곳, 의정부 1곳, 안양 2곳, 평택 1곳, 동두천 1곳 등 도내 21곳이 일본 지자체 26곳과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이들 시·군은 스포츠, 문화 등 민간에서부터 행정 영역까지 다양한 교류사업을 펼치며 우호를 다져왔다.

수원시와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1989년 자매교류 협약을 맺고, 30년간 지역축제와 체육대회 등 다방면에서 서로의 문호를 개방해 왔다. 특히 올해 6월 '아사히카와시 항공기 취항' 기념으로 아사히카와시장이 수원을 방문할 정도로 돈독한 우정을 다져왔다.

의정부시와 니가타현 시바타시도 1989년 자매교류를 맺은 직후 탁구, 유도 등 스포츠교환경기대회를 매년 개최하면서 교류해 왔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는 한일 관계 악화되면서 예정된 교류사업을 축소하거나 취소를 검토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보복성 조치가 국가를 넘어 민간 영역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수원시의 경우 올해 8월 아사히카와시가 초청한 '자매교류 체결 30주년 행사'의 규모를 축소키로 했다. 이 행사는 6월 수원시를 방문한 아사히카와시장의 초청으로 마련된 것으로, 수원시장을 포함해 예술, 체육 등 각 분야 시민 120여명이 방문키로 계획했다.

평택시도 올해 10월 마쓰야마시와 우호교류(2004년) 1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계획했으나 내부에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시는 당장 이달 말 예정된 청소년스포츠교류 사업의 취소,축소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파주시는 최근 국내 정서를 감안해 일본 자매도시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파주시는 시장을 비롯해 공무원 등 6명을 대표단으로 꾸려 7월8일부터 3박4일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밖에도 안양시, 동두천시 등 일본 지자체와 교류사업을 추진중인 상당수 시·군은 한일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내 지자체 한 관계자는 "한일관계 악화로 지자체 간 사이도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민간영역 교류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않고 지속해서 추진해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