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도로변 나무들 고사 위기
주민들 "서둘러 제거해달라"
▲ 백운산 밑 영종중학교 인근 도로변 나무를 칡넝쿨이 잠식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종주민 류화동씨

인천 중구 영종지역 일대에 산림과 나무를 해치는 '칡넝쿨'이 번식하고 있어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번식력이 강한 외래종 칡넝쿨이 대부분을 차지해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영종 백운산 밑 도로변에 칡넝쿨이 방치돼 있어 소나무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8일 밝혔다. 이 지역 조경 관리 권한이 있는 LH는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하루빨리 칡넝쿨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나무가 한 번 고사하면 회복되기 어렵다는 이유다.

칡넝쿨은 산기슭 양지에서 자라나며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 특성을 갖고 있다. 주로 습기가 있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수십미터 이상 길게 뻗는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 고사시켜 제거가 필요한 식물로 꼽힌다.
문제는 백운산 외에도 영종지역에 크고 작은 산림과 나무들이 칡넝쿨에 잠식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영종신도시에도 칡넝쿨이 방치돼 주민들이 중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영종주민 홍소산씨는 "영종지역에 10년 넘게 살면서 칡넝쿨 민원을 자주 접했다"며 "외래종 비율이 높아 다시 번식하는 경우가 많고 민원을 내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영종지역 조경관리는 LH와 인천도시공사, 중구청이 분담하고 있다. 그러나 LH는 관리 예산이 별도로 없어 즉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5년 전 영종지역 조경 조성을 마무리한 후 단계별(1~3단계)로 관리 권한을 중구청 등에 이관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조경관리 업무가 아직 다 이관되지 않아 권한을 갖고 있지만 예산은 없어 이번에 급히 편성했다"며 "영종지역은 산에 둘러싸여 칡넝쿨이 자주 발견되고 외래종이라 제거하더라도 2개월 내에 또 다시 자라나 대책이 필요하다. 예산이 내려오는 대로 민원에 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