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섭 경기 중서부취재본부 부국장

"'시흥 미래 30년, 더 새로운 시흥'으로 갑니다." 임병택 시흥시장이 민선 7기 취임 1주년을 맞아 강조한 말이다. 임 시장은 그러면서 "도시는 더 똑똑하게, 시민은 더 안전하게, 교육은 더 새롭게, 시민은 더 흥이 나게 만드는 계속 살고 싶은 도시, 시흥을 지향하며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임 시장의 말처럼 시흥은 안전한 도시일까. 이 물음에 시흥시청을 주 출입처로 취재활동을 펼치는 기자의 답은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을 할 수 없다. 최근 시흥시에서 일어난 두 가지 대형 사건을 접하면서 가진 생각이다.

#사건 1
시민 A씨는 시흥의 한 지역에서 개와 염소를 키우며 생활하는 평범한 축산업을 하는 농부다. 그런데 A씨에게 건강원을 운영하는 지인이 이런저런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해 돈을 빌려주며 도박을 하도록 해 10여 차례에 걸쳐 천 수백만원을 잃게 했다. A씨의 지인은 (A씨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A씨가 정성들여 키운 염소 24마리를 몰래 가져갔다.
그런데 A씨와 함께 노름판에 합석한 무리 중에 임 시장 측근이 포함돼 있었다. 그 측근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임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했고 그 공로(?)가 인정돼 지난해 10월19일자로 임기직 공무원인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인물이다.
이 어공에게 주어진 업무는 시민들이 호소하는 각종 불편·생활민원을 수렴해 즉시 해결해 주는 '고충민원처리 현장대응'이다. 시민의 안전을 살피고 시민의 소리를 경청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채용된 임기직 공직자가 오히려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삶의 의욕을 짓밟았다. A씨는 "이런 시흥시에서 살고 싶지 않고 죽고 싶다"고 시 홈페이지 게시판에 호소한 바 있다.

#사건2
시흥시가 짓고 시흥시시설관리공단이 건물을 관리하는, 말하자면 공공건물 내에서 발생한 청소년 성폭력 사건이 그 두 번째 얘기다.
지난달 22일 시흥시 B동에 위치한 공공복합시설물 기계실에서 대낮에 남녀 중학생들이 술을 먹고 남학생이 여학생을 강제로 성적폭행을 가한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공시설물에는 청소년 관련 사업을 펼치는 공간이 마련돼 위탁 운영중에 있고, 주민의 건강을 위해 헬스장과 수영장이 영업중이었을 뿐만 아니라 건물 1층에 주민자치센터도 입주해 있는 그야말로 공영 청사다.
더욱 놀란 것은 사고 당시 공공시설물 안에는 건물을 안내하는 직원과 수영강사 등 5명이 근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사내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을 예방하지 못했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당시에는 기계실 점검기간으로 보수업체가 문을 잠그는 것을 잊은 듯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공단이 관리하는 시설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안전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는 사후약방문 대책을 내놨다.
국민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고 시민의 안전은 시장의 책무다. "생활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골목별 방범 CCTV를 작년보다 두 배 늘린 100개소에 설치하겠다"는 임 시장의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