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번 등대'에도 불구 해수부 대표등대 선정서 밀려
▲ 팔미도 등대. /인천일보 DB


세계에 선보일 우리나라 대표등대로 대한민국 1번 등대인 '팔미도 등대'가 탈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연초에 결정된 것을 지금껏 '인천'만 모르고 있다 뒤통수 맞은 것으로, 정부는 "우리가 결정 안했다"며 발뺌 하고 있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등대로 부산의 '가덕도 등대'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에 추천된다.

해수부는 "지난해 인천에서 개최된 '제19차 IALA 컨퍼런스 2018(세계등대총회)' 때 결정된 '올해의 등대' 선정에 발맞춘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첫 시행된 올해의 등대 역시 가덕도 등대"라고 설명했다.

세계가 주목할 사상 첫 '우리나라 대표등대'에 뽑힌다는 것은 한반도 등대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 사건이다. 매년 '우리나라 대표등대'를 선정한다지만, 처음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앞지를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인천총회 후 '과연 우리나라 첫 대표 등대로 어느 곳이 선정될까'를 놓고 포항시 호미곶등대, 제주시 우도등대 등 전국의 주요 등대 도시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해수부는 올해의 등대 선정 사실을 감췄다가 이달 초 부산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항로표지의 날' 행사 때에서야 부산의 '가덕도 등대'가 올해의 등대로 선정돼 우리나라 대표등대로 추천될 계획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 2월 올해의 등대로 부산 가덕도 등대를 선정했음에도 5개월이 지나서야 이를 공개한 이유는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팔미도 등대가 사상 첫 우리나라 대표등대로 선정되지 않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해양 인천의 자존심을 구겨 놓은 것은 확실하다. 이번에도 해수부의 인천 패싱은 아닌지 의구심만 더할 뿐이다.

팔미도 등대가 첫 점등한 1903년 6월1일은 곧 우리나라 등대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해수부는 이를 기념해 2006년 우리나라 등대문화유산 제1호로, 인천시는 시 유형문화재 40호로 지정해 영구·보존 중이다.

인천시 해양부서 측은 "우리나라 대표등대가 선정된다는 것을 처음 들어본다. 시 업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고,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 2월 등대문화유산위원회가 결정한 만큼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조우성 전 시립박물관장은 "팔미도 등대가 갖는 역사적 의미와 문화사적 발자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등대와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