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학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해 시대에 맞는 대학교육의 성과를 공유하는 취지의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5일 인천대 송도캠퍼스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제2회 한자대학동맹 콘퍼런스에 참가한 세계 각 지역의 대학 총장들은 새 대학랭킹 시스템을 통해 미래사회에 대처하는 대학혁신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표 중심의 정량평가에 가려져왔던 정성평가에 무게를 둬야 대학의 미래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새 대학랭킹 시스템으로 소개된 '우리'(WURI, 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가 내년 3월 도입되면 연구업적 등 주로 정량 지표에 매달렸던 대학평가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실제 국내외 기관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 제도는 연구 실적과 교육 인프라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 방식이나 형태를 눈여겨 볼만한 구체적인 사례를 발굴하고 보급하는 체제에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학 규모 등 사회적으로 고착화된 대학 이미지 때문에 작지만 우수한 대학의 교육체제가 주목받는 경우를 찾기란 매우 힘든 실정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처할 대학혁신 사례보다는 전통적인 교육·연구 분야가 평가의 지표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학생 스스로가 학업을 선택하는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미네르바스쿨이나 이른바 코딩 창업학교 에콜42는 현장 기업에서 팀 프로젝트를 해결해 나가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교육기관들이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평가체제를 WURI처럼 달리하면 고등교육의 혁신 실체를 보급하고 전체 대학교육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흐름에 따라 대학 평가 제도가 대학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지만 정량지표를 다양하게 적용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또 언론 평가기관 등의 상업성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돈다.
이런 가운데 WURI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참여 대학의 확대 등 아직 할 일이 많아 보이지만 지식정보화사회, 학습사회에서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새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