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한국 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회장·인천대 교수
▲ 최계운 한국 스마트워터 그리드학회장이 지난 3일 인천대 미래관 스마트워터그리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IT기술 더한 물 관리 시스템

'스마트 워터 그리드'가 방안

파주시 78억원 투자해 도입

옥내배관 관리 … 음용률 높여

적수 사태 재발 방지에 꼭 필요

인적쇄신·낡은 수도관 교체와

상수도 시스템 전반 개선 제안



지난 5월 말부터 인천은 붉은 수돗물 사태로 뒤덮혔다. 적수로 서구와 중구, 강화군 주민들은 마치 재난과도 같은 끔찍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적수 사태로 주민들이 외식을 꺼리면서 지역 상권은 큰 타격을 입었다.

적수 사태 해결을 위해 인천시는 막바지 안정화 작업 중에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민들은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맑은 물, 수돗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물 전문가인 최계운 인천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를 만나 상수도 시스템 개선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 교수는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인천대 미래관 내 스마트워터그리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물은 복지다"

최 교수와 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의 활동과 논문, 펴낸 책에 언제나 물 이야기가 담겨있다. 2012년 국토교통부 스마트워터그리드연구단장, 한국물포럼 부총재, 2016년 아시아물위원회 회장 등을 맡았고 현재는 고문 등의 역할로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수자원 공사 사장도 맡았다.

그는 물은 복지라고 강조했다. 맑은 물, 맑은 공기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다.

여기서 중요한건 '맑음'이다. 이번 적수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편적인 복지로서 물은 상품처럼 생각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마트워터그리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모든 사람에게 물은 공평해야 합니다. 좋은 물이라는 복지 혜택을 누구나 누려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좋은 물이 필요하다는 거죠. 우리나라가 IT기술을 물 관리 시스템에 도입한게 스마트워터그리드입니다. 시민들 휴대전화를 통해 수질정보를 원할때마다 확인하고, 또 적수 등 문제가 발생했다면 곳곳마다 설치된 CCTV를 통해 원인 진단, 대처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

경기도 파주시는 이러한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이 일찌감치 도입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개년에 걸쳐 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옥내배관 등을 관리하는 '워터 코디'도 도입해 시민들의 직접 음용률도 높아졌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물을 신뢰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하는 겁니다. 시민이 원하면 옥내배관을 청소하고 수질 검사도 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주민들은 원하면 정수장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물은 문제가 없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

▲ 우리가 바라는 '건강한 수돗물'

적수 사태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그는 스마트워터그리드 등을 통해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과 함께 상수도 관리 본부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수계전환을 하는 직원이 이러한 과정을 소홀히 한 것이 적수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담당 직원이 관로나 수계전환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는데다 안일하게 대응해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그는 말했다.

"가정에 물이 공급되기까지 수 많은 과정을 거칩니다. 취수원부터 저수장, 배관, 물탱크 등을 거쳐 물이 가정에 공급되는 데 99% 과정에서 문제가 없더라도 1% 문제가 생기면 시민들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노후된 관로를 교체하되 이것이 능사가 아닌 만큼 상수도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

이러한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그는 수돗물안심지원단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먹는 물을 개선하기 위해 민관정이 한데 모여 단기, 중장기적인 대책들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은 수돗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상품으로서 수돗물 공급 비전을 제시해야합니다. 그리고 근무인력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개선 방향 마련도 시급하죠. 만약 필요하다면 물값 체계 개선도 염두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그는 적수 사태가 정상화돼 건강한 수돗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희망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에 대한 접근방법과 시각을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또 정부와 지자체는 후속 대책을 발표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행해나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시민들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만 바뀔 수 있습니다. "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