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원 SK인천석유화학 사회적가치팀장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방식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과거 임직원 자원봉사나 경영 이익 일부를 환원하는 일회성 기부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찾아 직접 해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문제들은 지난 몇 십 년 간 누적돼온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국가나 공공기관이 해결할 수 없는 장기적인 과제들이 많다. 공공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 기업이 나서는 최근의 사회공헌 활동방식은 예전과 달라진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이 유의미한 결과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지난 2016년 사회적 보호와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아동을 기업의 대표 사회공헌 대상으로 선정하여 단순한 시혜가 아닌 실질적인 자립까지 지원하는 모습은 이러한 고민과 노력들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은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대축제(GMF : Great Music Festival), 희망키움 스포츠교실 등 문화, 체육 활동 지원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신체적, 정서적 발달 및 사회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Career Jump-up Class)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문제 해결 활동이 성공하기 위한 또 다른 포인트는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역량과 자산을 공유하고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조적 문제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문제들은 어느 한 기업이나 단체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펼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상호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이 인천시 서구지역 초·중학교 특수학급 발달장애아동들을 위해 운영중인 '희망키움 스포츠교실'은 이해관계자 간의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공유 인프라는 지역의 사회적 문제에 생각을 같이 하는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하여 자원과 역량을 결집하고, 인프라를 공유하여 확산해 나감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SK만의 혁신적 사회공헌활동 방식을 말한다.
스포츠 관련 인프라가 없던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 구단들의 유소년교실 운영 인프라, 서구장애인복지관의 발달장애인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 인천 재능대학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의 재능기부 등 지역의 인프라를 공유한다면 발달장애아동들을 위한 스포츠교실을 쉽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그 당시 프로구단들의 사회공헌활동 방식은 비시즌에 프로선수들이 원포인트 레슨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이었기 때문에 사계절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들을 수차례 만나 공유인프라 방식의 사회공헌활동을 설명하고 이해시킨 결과, 2017년에 SK와이번스와 함께하는 '희망키움 야구교실'이 첫 발을 디뎠다.
올해에는 4개의 프로구단(SK와이번스, 인천유나이티드, 신한은행에스버드, SK슈가글라이더즈)을 포함한 총 10개 기관이 함께하는 4개 종목(야구, 축구, 농구, 핸드볼)의 스포츠 교실로 확대되어 인천시 서구지역 발달장애아동 약 30%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희망키움 스포츠교실은 발달장애아동들의 신체발달에 도움을 주고 또래 학생들과의 스포츠 활동을 통해 사회성과 내적 동기가 증진되면서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아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인천에 연고를 둔 프로구단이나 기업이 희망키움 스포츠교실 플랫폼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인천만이 아닌 전국적인 프로그램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더 나아가 발달장애아동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었으면 한다. 발달장애아동들은 사회가 품어 주면 당당히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우리의 자녀이고 이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