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선택지 없어 … 대책 찾을 것"

인천을 강타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여파로 인천시가 올해 상수도 수계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계전환을 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적수는 피할 수 있지만 단수라는 또 다른 암초가 예상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중으로 적수가 해결되더라도 수계전환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취수장 점검이나 상수도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계전환으로 물을 끌어오는 대신 단수를 선택한다는 의미다.

지난 5월30일 처음 발생한 적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 설비 법정 검사로 서구와 중구, 강화 지역에 단수가 예상되자 수돗물 공급 체계를 바꾸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비롯됐다.

오랜 시간 수질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진행해야 하지만 시가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수계전환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수계전환은 매년 6~7회 이뤄질 정도로 비교적 빈번한 작업이었다. 수계전환 뒤 간혹 적수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동안 2~3일이면 모두 해결됐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하지만 올해 사상초유의 적수 대란이 발생하자 시는 수계전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지역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같은 사고가 또 발생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시가 수계전환 대신 선택한 단수 역시 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불편이 따른다. 과거 서구 검단 지역에 수도관 누수가 발생, 하루 동안 단수가 이뤄지자 정상적인 물 공급까지 일주일이 걸렸다. 단수 후 물을 재공급할 경우 관에 붙은 이물질이 탈락해 일시적으로 적수 현상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시 관계자는 "선택지가 수계전환과 단수 두 개 밖에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수계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추후 주민 공청회 등을 열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