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 소장


교육현실을 살펴보면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할 가치와 방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새로운 정책이나 제도가 자리 잡을 시간을 주지 않고 너무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
정보통신과 기술의 발전, 인공지능의 등장 등 급변하는 시대에서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에 전해 줄 가치와 능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소통을 통한 공감능력, 연대와 협치의 태도,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나날이 새롭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존감을 갖고 생활하기 위한 첫 번째 능력은 공감능력이다. 정해진 방식이 사라지고 늘 새로운 현실과 부딪히는 삶의 과정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타인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공감의 힘이 필요하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나의 생각을 전달해 실현하기 위해서도 공감능력을 키워야 한다. 경쟁보다는 포용과 협력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 나가야 하는 다음 세대에게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절실하다.

공감능력은 소통을 통해 자라난다.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 교사와의 소통만으로는 부족하다. 학교 밖으로 나와 마을공동체에서 다양한 이웃과의 소통이 요청된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마을교육공동체는 공감 능력을 키우고,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생명에 대한 호기심, 생태적 감수성은 공감 능력을 확장시켜 준다.
공감과 소통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정책은 연대와 협치의 길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지역사회에 영향을 주는 여러 기관과 단체, 마을공동체와 연대해 협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마을공동체와의 협치는 중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진로를 찾고, 자신의 능력을 발견할 수 있는 현장은 학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장은 곧 마을이다. 학교 안과 밖에서의 협력, 즉 학교와 마을공동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 두 번의 협력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 또한 학교만 그 역할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됐다. 마을공동체도 다음세대의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일시적, 부분적 협력이 아닌 학교와 마을공동체의 공동의 활동 곧 협치가 필요한 것이다. 교육 혁신은 바로 이 협치를 통해 실천된다.
다음 세대는 더 많은 동료와 이웃과 협력하며 생활해야 할 것이다. 낯선 사람이나 처음 만나는 환경, 생소한 분야 혹은 문제들과 부딪히며 자연스럽게 연대하며 살아가야 한다. 또한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와 다양한 집단과의 협치를 기획해 체계를 세워 운영해 나가야 한다. 연대와 협치의 태도, 생활방식은 교육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수단으로 필요하지만 다음 세대가 체득해야 할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환경 문제는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이다. '집에 불이 났는데 어른들이 불을 끌 생각은 안하고 다른 일만 한다'고 호소하는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툰베리의 외침은 교육의 혁신과제가 어디에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용기를 갖고 자기 자신을 성실하게 성찰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교육이 요구된다.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라고 하는 닫힌 공동체가 아닌 마을과 사회, 나아가 지구라는 더 큰 공동체를 위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가능발전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정으로 교육과정에 자리 잡아야 한다. 하루에 200종의 생명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생활 주변에서 만나는 생명과의 공생을 깨우치는 교육이 필요하다. 100년 후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기후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유엔과 많은 사람들이 제안하고 있듯이 모든 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 사회, 문화, 교육, 경제 등 국가의 모든 정책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듯 교육의 모든 교과과정에서도 지속가능성의 가치와 실천과제를 검토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이웃과 자연과 소통하며 공감의 힘을 키우고, 낯선 이웃과도 스스럼 없이 연대하며 다양한 집단과 협치하는 태도와 능력을 체득하길 바란다. 기후 위기를 용기 있게 대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길 기대한다. 교육혁신의 길이 여기서부터 시작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