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야구 지역대표 선발전서 인하대에 2승1패 거둬 최종 진출
▲ 인하대를 꺾고 2년 연속 전국체전 인천대표로 확정된 인천재능대 선수들이 헹가래를 치고 있다.

팀 해체 앞두고 코치도 없는 수적인 열세에도 2년 연속 이변 만들어





"…그냥 짠~하죠. 악조건 속에서도 여기까지 와준 우리 선수들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반재륭 인천재능대 야구부 감독은 다가오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종목에 출전할 인천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승리한 소감을 묻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재능대 야구부는 학교측이 재정위기 등을 이유로 2020년 퇴출을 결정, 올 시즌을 끝으로 해체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능대는 대학야구의 전통 강호이자 오랜 역사를 가진 인하대를 꺾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체전 인천대표로 뽑히는 '기적'과도 같은 이변을 만들었다.

재능대는 지난 26일부터 3일 동안 벌어진 인하대와의 전국체전 야구 인천대표 선발전에서 종합전적 2승1패로 최종 승자가 됐다.

1차전에서 2대 1 승리, 2차전에서 7회 콜드게임(0대 7) 패, 마지막 3차전에서 5대 2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재능대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전에 인천대표로 출전한다.

지난해 처음 창단 5년 만에 오랜 역사를 지닌 인하대(창단 1977년)를 꺾고 전국체전 인천대표로 뽑혔던 재능대(2013년 창단)는 이로써 2년 연속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재능대의 이번 승리 앞에 '기적과도 같은'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단순히 객관적으로 열세인 재능대가 인하대를 이겼기 때문이 아니다. 재능대는 이번 세차례의 선발전을 단 12명의 선수로 치렀다.

보통 대학야구부의 정원이 3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그 절반도 되지 않는 수로 강적을 꺾은 것이다.

지도자도 반 감독 단 한 명뿐이다. 코치는 당연히 없었다. 학교는 내년에 해체될 예정인 야구부 신입생을 제대로 뽑아주지 않았다.

애초 신입생을 뽑을 생각이 없었지만 야구부 학부모들의 간청에 6명의 신입 야구부원을 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 결정이 늦어지면서 수시가 아닌 정시에 모집을 해 2명만 겨우 합류했다.

보통 고3 선수들의 진로는 수시 1, 2차 모집을 통해 결정이 나기 때문에 연말 정시 모집을 통해 뽑으면 올 선수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이들 신입생은 2019년 야구선수로 입학한다고 해도 야구부가 사라지는 2020년에는 일반학생으로 다니겠다는 각서를 써야했다.

더욱이 신입생들은 야구부원들이 가는 레저스포츠과가 아닌, 사회복지과로 입학했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 선수들이 속한 레저스포츠과와 사회복지과의 일정이 서로 달라 신입생들은 야구 훈련에 참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입학 1~2개월 후에 모두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선수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재능대는 신입생 없이 기존 선수들로만 올 시즌 모든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이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하나로 똘똘 뭉쳐 감동의 드라마를 써나가고 있다. 팀 해체를 앞두고 있어 매우 안타깝지만 우리 선수들의 마지막 대회인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