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땅을 밟았다. 29일 한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동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 판문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판문점 남측지역으로 이동했다. 정전선언 66만에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만나 1시간이 넘도록 회동했다. 회동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키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평가 속에 국민들의 이목도 남달랐다. 김 위원장과 나눈 악수에 평화의 의미를 담아내야 한다는 바람들도 있었다. 자유의 집에서 가진 북미 정상의 단독회동은 교착 상태에 있던 한반도 정세를 반전하고 한반도 평화 구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렸던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1년여만의 일이다. 올해 2월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한반도 정세는 경색돼 왔다.

특히 접경지역을 둔 인천·경기도는 남북경협의 교두보로서 남북 정세가 풀리길 기다려 왔다. 때로는 암울한 전망이 기대를 앞서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만남은 평화와 희망의 시대를 다시 한 번 기대하게 했다. 이 과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도 긴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6월12일 문 대통령은 오슬로자유포럼 기조연설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제목으로 한반도의 평화체제 유지와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북미 정상들의 역할이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한 비무장지대(DMZ) 오울렛 초소(OP)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천과 경기는 남북 교류와 경협의 매우 중요한 전진기지이다. 남북 관계가 급변하고 속도를 낼 전망인 만큼 남북경협 서해안벨트 구축 등 관련 인프라 확충이 발 빠르게 전개돼야 할 이유다.
이번 북미 정상의 회동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한 고비를 넘긴 분위기다. 북미가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도 합의했다. 점진적인 성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