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초대석] 구자영 수원 이의중학교 교장
[금요초대석] 구자영 수원 이의중학교 교장
  • 이성철
  • 승인 2019.06.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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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교육철학, 달팽이에 담겼죠
▲ 교육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 문화예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구자영 이의중학교 교장이 자신이 조각한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달팽이의 나사모양 껍데기 양감·비례 완벽하듯 …


'안전'만 외치며 교문 잠그는 시대 끝나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함께 미래 내다보면
방관하던 주변은 어느새 지원자로


달팽이처럼 자연질서에 순응하며 묵묵히 나아가듯 …

학생들 부모나 주변의 눈치 보지 말고
좋아하고 행복 느낄 수 있는 일 찾았으면






본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도 균형있게 해 나가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두 가지 일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2011년에 개교한 이의중학교의 구자영(62) 교장은 교육자이자, 조각가로 활동하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방법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학교에 나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구 교장을 학교 교장실에서 만나 그가 살아온 길,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 교육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교육자와 조각가의 삶

충남 예산에서 3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구 교장은 어릴 적 교사가 꿈이었지만, 미술에도 재능이 있었다.
특히 조각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당시 농사를 짓던 부모는 장남으로서 집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강조하기 보다 그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당시 아버지께서 조각 재료로 사용되는 대목(나무) 등을 사다가 주는 등 저의 꿈을 밀어주셨어요. 아시다시피 미술, 특히 조각은 재료비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상당해요. 지금와서 생각하면 자식을 위한 사랑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자라온 환경과 부모의 사랑으로 조각가로서의 그의 작품세계는 '동심'과 '자연'으로 압축된다.

물놀이, 모래성 쌓기 등 어린 시절 자연에서 보낸던 순수한 동심과 가족애 등이 주요 소재가 됐다.

꿈과 재능을 살려 충북대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구 교장은 1981년 안성여자중학교를 첫 발령지로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됐다.

안성여자중과 안성 양성중을 거쳐 수원지역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3년 수원 동성여자중에 부임하면서부터다.

그에게 교육자로서의 경험 축적과 고난을 겪었던 시기가 하남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였다면 조각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시기는 수원이었기에 그 인연은 특별하다.

구 교장은 1996년 동성여자중 이후 부임했던 수원 숙지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했을 당시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들이 꾸린 수원조각가회의 첫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1995년 첫 개인전 이후 지금까지 5차례의 개인 전시회를 열었으며, 그의 작품은 경기도교육청, 안산시청, 수원한일타운 등 경기지역 곳곳에 전시돼 있다.

특히 20년 전부터는 그의 작품 소재에 '달팽이'가 자주 등장했다. 여기에는 그의 철학과 교육관이 담겨 있다.

"15년 전 다큐프로그램에서 달팽이를 봤는데 껍데기 나사모양의 양감이나 비례 등에서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느꼈어요. 또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동시에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고 다른 생명체의 환경을 침해하지 않는 달팽이 생태는 환경오염 문제에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죠."

구 교장의 교육자로서의 황금기는 한국을 넘어 세계 최초의 애니메니션 특성화고인 하남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가 설립된 2000년에 맞춰 전보를 오게 되면서다.

그는 2007년까지 8년간 이 학교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교육자의 역할에 대해 많이 배우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했다.

"교장자격증이 없는 PD 출신의 애니매이션 전문가가 초대 교장으로 왔었죠. 전문가를 모신건데, 결국 1년 반에 자리에서 물러났지요. 두번째 교장도 영화감독(영상 전문가) 출신이 왔지만 1년도 넘기지 못하고 또 물러났어요. 이런 식으로 5년간 무려 4명의 교장이 바뀌었습니다. 교무부장은 학교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역할이기에 더 힘들었어요. 당시 적어놨던 교무수첩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구 교장은 올해 7년째 교장직을 맡고 있는데, 이 당시 교장으로서 배울 수 있는 수업을 다 경험했을 정도라고 말한다.

5년간 각기 다른 성향과 교육관을 가진 교장을 모시면서 교육자로서의 역할론에 대해 몸소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는 이후 교감 연수를 받고 특성화고인 한국도예고등학교에도 5년간 근무했기에 특성화고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그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준 원동력은 조각활동이었다. 심적 어려움은 작품에도 투영돼 당시 작품들은 주로 상념이나 수녀상 등 종교적 색채를 띠었다.

그는 교육자이자, 조각가로 활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 주곤 한다.

"자신의 제2의 인생을 찾는 것. 은퇴 후 찾을 수도 있지만, 평상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건 뭔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 뭔지 찾으면 그 길을 가라고 해요. 명예와 돈이 따르는 소위 의사, 판사 등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면 금상첨화지만, 부모나 주변인의 눈치를 보며 좋아하지도 않는 길을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자신의 교육관과 조각활동을 지역사회와 공유

구 교장이 근무하는 이의중을 방문하면 1층 복도부터 각종 조형물과 그림이 전시돼 있다.

또 교내에 마련된 '시소(SeeSaw)' 갤러리에는 각종 전시회가 상시 열린다. 이전에 근무하던 안산 선부중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복도는 '미술관', 실내체육관은 '지역 공동행사장'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학생들과 교사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역민들에게 학교를 개방하고 있어요. 최근 경기도에서 학교 운동장에서도 닥터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게 한다고 하잖아요. '안전'을 외치며 교문을 닫아놓는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구 교장이 이의중을 소개하는 영상 자료를 보면 학교 소개에 '문화와 예술로 지역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라고 돼 있다.

이에 맞게 이의중 교내 갤러리는 1년에 4번 정도 소재와 작가가 바뀌는 작품전이 열리고 있으며, 실내체육관은 유치원, 초등학교, 지역주민 등의 행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시립어린이집 2곳이 '신나는 가족 운동회'를 열기도 했다. 인근 공공기관에서 요청하는 각종 대관 문의도 진행 중이다.

특히 2017년 10월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으로부터 10점의 희귀 작품을 받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각 지역 미술관에서 열리던 기획전이 학교에서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었습니다. 학교가 그간 미술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던 것 같아요."

또 2017년 광교2동 주민센터, 광교2동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지역사회 공헌에 함께 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한편, 2017~2018년 진행한 '동역교 환경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센터 등과 학생들의 작품을 벽화로 제작·설치하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정조대왕 능행차도를 모티브로 학생들이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모형이 광교중앙로에 위치한 144m 길이의 터널에 전시됐으며, 지역 세무사, 행정사 등이 속한 직업 주민자치위원회가 학교에서 특강을 벌여 학생들에게 마을교육 활동을 제공했다.

구 교장은 "처음에는 학교 학부모들과 지자체 등에서 '이러다 말겠지'라는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선부중에 이어 이의중까지 교장직을 맡은 7년간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하는 활동을 계속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방관자에서 지원자로 변했다"며 "이럴 때마다 학교에 출근하는 일이 너무 행복하고 뿌뜻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시가 '혁신교육지구 시즌Ⅱ' 협약을 맺었어요. 학부모회장과 함께 가서 혁신에 대해 들었는데, 학부모회장이 돌아오는 길에 "지금 이의중학교에서 하고 있는 활동이 혁신이네요" 하더라. 학교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지역교육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미래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학교는 개방해야 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지역과 윈-윈해야 한다고 봅니다."


구자영 교장은…

- 1981~1986 안성여자중학교 교사
- 1986~1993 안성 양성중학교 교사
- 1993~1997 수원 동성여자중학교 교사
- 1997~2000 숙지고등학교 교사
- 2000~2008 하남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부장교사
- 2008~2013 이천 한국도예고등학교 교감
- 2013~2016 안산 선부중학교 교장
- 2016~현재 수원 이의중학교 교장


/글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사진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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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2 2019-06-29 08:00:48
우와~멋지세요

2019-06-28 22:30:05
멋지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