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창 인천 서구의회 의원

집값 높기로 유명한 제1기 신도시 분당의 경우, 2007년부터 약 6년간 전국에서 세 번째로 집값이 많이 내렸었던 전례가 있다. 인근에 들어선 제2기 판교 신도시 때문이었다. 기존 신도시와 비교해 입지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곳에 새로운 신도시가 들어설 때 미치는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5월 서울 동서남북으로 인접해 안배된 문제의 제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검단, 일산, 운정 3개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계획을 철회하라며 연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입지가 비슷했던 분당과 판교의 경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교통대책, 자족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서울에 근접한 신도시를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신도시가 광역교통망과 앵커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베드타운으로 전락된 상황에서 3기 신도시의 출현은 기존 신도시 주민들에겐 교통불편이나 집값 하락 등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2006년 발표 이후 10년이 지나서야 착공에 들어가 분양을 막 시작한 검단신도시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검단신도시 내 1279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 분양에서 48가구만 청약했다. 3.75% 수준이다. 실제 계약도 아니다. 현재 7개 단지가 분양된 검단신도시의 경우 4개 단지는 완판, 2개 단지는 80% 계약이 진행되다 국토교통부의 발표가 있고 난 후 나머지 1개 단지와 함께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인천 계양과 고양 창릉신도시로 인구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존 계약자들의 불만도 치솟고 있다.

무엇보다도 광역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신동근 국회의원은 일찍이 검단신도시 광역교통망을 정부부처 및 관련 지역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설득하고 요구해왔다. 총력지원 중인 서구의회도 한마음이다. 검단신도시의 성공을 위해선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경유 사업과 인천지하철 분기 노선(독정역~불로지구)사업, 서울지하철 9호선 공항철도 직결 사업과 관련해 예타문제 등 정부의 특단이 필요하다.
또한 앵커시설이 입주해야 한다. 분당의 경우,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집값이 2013년부터 오름세로 돌아서게 됐다. 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면서부터다. 7만여 일자리가 생기면서 분당의 주택 수요를 늘린 것이다. 검단신도시는 법원 검찰청 서북부지원 유치가 신 의원의 법안발의로 추진 중이지만 국회가 열리지 않아 결과를 기다리고만 있다. 경찰서와 소방서도 조성 원가 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3기 신도시는 이미 출발했다. 정부는 시장 교란 우려를 들어 철회하진 않을 것이다. 역대 그래왔다. 그렇다면 검단 신도시의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앵커시설 입주를 통한 자족기능의 강화로 도시 자체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 불편한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인천시, 검단신도시가 함께 고민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내야만 한다.
따라서 이번 3기 신도시를 둘러싼 갈등은 우리의 값진 사회적 자본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4기, 5기 계속해서 신도시는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아파트만 지어놓고 후속조치에 미흡했던 우리나라 신도시 건설에서의 고질병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