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수돗물 사태가 터진 지도 한 달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해결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죠.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이미 나왔습니다. 환경부 발표대로 '100% 인재'라는 것입니다. 수압 상승에 따른 붉은 수돗물을 미리 막지 못했고, 초동 대처 역시 더없이 미흡했습니다. 상수도 관련 전문인력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도 포함돼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담당 공무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문제의식 없이 처리했다“고 말이죠. 상하수도 부서는 승진이 잘 안 되기 때문에 '기피부서'로 꼽히는 것이 공공연한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 기술직보다는 행정·관리직이 비대화되고, 점점 고령화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전문성이 부족해 상수도사업 기본계획에 대한 과업지시서도 관련 업체 자료에 의존할 정도라는 얘기도 흘러나옵니다.

▲인천시는 사태의 책임을 물어 상수도사업본부장과 해당 정수사업소장 등 2명을 직위해제했습니다. 그러나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어차피 7월 1일 자로 공로연수를 떠나게 돼 있었던 터라 보여주기식 문책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동안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정년퇴임이 1∼2년 남은 고위 공무원들이 넘어와 쉬는 한직으로 여겨졌던 관행이 있습니다. 상수도본부의 4급 이상 간부 15명 중 6명, 5급 15명 중엔 8명이 명퇴 등을 신청해 조만간 자리를 비울 예정입니다. 지금 적수 사태를 해결해야 할 간부들이 이미 공직을 떠나기로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죠.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노후관 교체도 시급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이 상수도사업본부에 전문인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또다시 이뤄진다면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은 공염불이 될 것이 뻔합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시민들의 건강과 가장 밀접한 수돗물 문제도 인사행정의 쇄신이 앞서야 할 것입니다. 인천일보 TV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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