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천시 아동복지 정책
저소득 가정 인재 양성 '아이리더'
적립금 1대 1 지원 '디딤씨앗통장'
보호시설 퇴소 '자립정착금·수당'
▲ # 폐지를 줍는 엄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서희(17·가명)양은 법과학자(법과학·과학적 범죄 수사 방법)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문제집을 금방 풀어 버리는 게 아까워 연습장에 옮겨 적은 뒤 여러번 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서희양의 꿈은 꺾이지 않았다. 인천시의 인재 양성 지원 사업 덕분이다. 서희양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배움인데 제겐 연습할 낚싯대가 없었어요. 다행히 제 손엔 황금 낚싯대가 쥐어졌습니다. 앞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며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 박남춘(오른쪽) 인천시장이 지난달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 아이리더 장학사업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가 인천지역 취약계층 아동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고, 시설 아동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25일 시에 따르면 매년 '인천시 아동 복지 정책 종합계획'이 수립된다.

이 계획을 토대로 아이들의 저축액에 정부 보조금을 연계해 지원하는 디딤씨앗통장 사업과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그룹홈 사업 등이 펼쳐지고 있다. 해마다 5000여명의 아동이 다양한 아동 복지 정책의 수혜자가 되고 있다.

시가 올해 수립한 종합계획은 ▲미래를 준비하는 삶 ▲건강한 삶 ▲안전한 삶 ▲함께하는 삶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사업비는 6293억원으로 책정됐다.

학자금과 취업·창업·주거 마련에 필요한 초기 비용 등 소외계층 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디딤씨앗통장(아동발달지원계좌) 사업엔 4646명의 아이들이 참여 중이다.

대상은 만 18세 미만의 아동복지시설 보호아동과 가정위탁아동, 소년소녀가장, 기초수급아동이다.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되며, 후원자나 보호자의 도움으로 적립 시 월 4만원 내에서 정부 예산을 1대 1 매칭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적립금은 최대 50만원까지이고 4년 이상 적립하면 3.15%의 이율이 적용된다.

시는 올해 19억6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어려운 가정환경에 처한 아동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보호아동의 안정적 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자립 기회를 도모하고자 올해부터 보호 종료 아동을 대상으로 자립 수당을 지급한다. 2017년 5월 이후 보호 종료된 아동 중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됐거나 보호 종료일로부터 과거 2년 이상 연속 보호받은 아동을 대상으로 지원 중이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6억4100만원의 예산을 수립해 237명의 아동에게 매달 3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시는 또 시설 퇴소 아동과 가정위탁 보호 종료 아동에게 자립 정착금 500만원을 지원 중이다. 자립 정착금은 아동이 사회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 자립 지원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300만원씩 지급돼왔던 정착금이 올해엔 500만원으로 인상됐다.

시는 153명의 아동을 지원할 수 있는 7억6500만원을 올 예산안에 편성했다.

변중인 아동청소년과장은 "보호 종료된 아동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성공적 자립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아동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발굴·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는 아동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을 돕고자 아동복지시설 10곳과 그룹홈 14곳을 운영하며 모두 542명의 아동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공동생활가정인 그룹홈은 가정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 여건과 보호, 양육, 자립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시는 쾌적한 환경에서 아동복지시설이 운영될 수 있도록 시설 개선과 문화 활동, 학원, 수련회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아동복지종합센터 4곳에서 상담 치료와 인권 교육, 놀이 문화 활동 등을 운영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심리적·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변 과장은 "사회가 발전하고 복지 혜택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아동들이 많다"며 "인천시는 어려운 가정의 아동들도 마음껏 꿈꾸고,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아동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시는 인천 아이리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학업과 예체능 분야에서 재능이 있으나 사회·경제적 제약으로 꿈을 발휘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정의 아동·청소년들을 선발해 돕는 인재 양성 지원 사업이다.

올해에는 20여명을 선발해 한 명당 연간 최대 800만원의 재능 개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후원자와 1대 1 결연으로 멘토링을 지원하고 비전 캠프 등 정서적 지지로 사회적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현재 22개 후원단체가 적극적 참여 의사와 함께 협약을 체결했으며, 인천 아이리더로 선발되길 소망하는 아동 66명이 대기하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금수저나 흙수저란 표현이 나올 만큼 양극화된 시대에서 재능이 있음에도 어려운 환경 탓에 꿈을 접는 아이들이 많다"며 "이런 아이들이 인천을 대표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