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성포구 @김성환, 2019년


북성포구는 도시의 뒷간 같은 후미진 곳이다. 그곳 한 켠에서 헤진 그물을 꿰매는 임주연(67)씨의 손길이 부산하다. 기다란 그물을 한 땀 한 땀 손질할 때마다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30도를 훌쩍 넘는 초여름 포구의 따가운 햇빛은 겉옷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한나절 내내 그물을 손보는 그의 모습에서 성실한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부둣가 사람의 단면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물길이 열리면 갯골을 타고 들어온 배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북성포구에는 금세 북적북적한 선상 파시가 열린다. 그런 포구의 풍경을 기대하며 포구를 찾지만 이제 포구의 활력은 예전만 못하다. 비릿한 갯내음조차도 과거를 회상케 하는 향수로 생각하고 오래된 포구를 찾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북성포구는 지금 준설토 투기장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는 인천시, 중·동구가 함께 협약을 맺고 추진된 사업으로 북성포구 일대 갯벌 7만6010㎡가 매립된다. 어민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착공과 중단을 반복해오던 이 공사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지난해 11월 주민간담회를 통해 '어항구 지정'을 약속하면서 다시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포구의 일부 매립과 함께 준설토 투기장이 만들어지면 포구 안쪽 매립지 중 일부를 어항구로 지정함으로써 수산물 판매장 같은 시설 설치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포구는 지금보다 더 깨끗해지고 활성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포구의 주인은 바다를 터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들과 포구를 중심으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북성포구에서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기를 꿈꾼다. 그물을 엮듯이 그들의 바람과 꿈을 한 땀 한 땀 촘촘히 엮어야 할 때다.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