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품는 이구역 '오지라퍼'
▲ 김직란 경기도의원이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할 말 하고파 시작했는데
1년지나니 현실구조 보여
공동의 이익, 조율이 중요



"정치인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답답해서 정치를 시작했다는 솔직한 고백, 할 말은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정치가 잘못된 사회 구조를 만든다고 비판하는 정치인이 있다. 김직란(민주당·수원9) 경기도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대다수 도민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 중 한명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저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도의원들도 있지만, 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라난 사람으로 도의원이 됐고 활동하고 있거든요."

이는 그가 평소 신념으로 가진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주자'에서도 잘 드러난다. 평범한 사람으로 살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바꾸자는 것이다.

가난한 집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린 시절 공부를 하는 것만이 자존감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겼다. 공부를 잘하면 선생님도, 친구들도 인정해줬다.

특히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공부를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교육열만큼은 높았던 어머니는 그가 스스로 나가서 공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도왔고, 중학교 때부터 고향을 떠나 안동에서 유학을 했다.

그러다 10여년 전 수원에 왔고, 민주당 수원지역위원회에서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 건 '오지랖'이 넓어서인 것 같아요. 여성위원장으로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내가 직접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활동하다 보니 목소리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았어요. 근데 저는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라 제가 결론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전달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직접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이런 신념은 제10대 도의회에 입성해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민들을 만나며 들은 내용들이 도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하고 개선방안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지역구 주민들에게 들은 내용을 도 집행부에 전달하고 왜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지 지적했어요. 그런데 1년여가 지나고 나니 정치 현실과 구조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경기도라는 테두리 안에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31개 시·군이 들어와 있고 지역구 의원들은 서로 다른 지역의 이익을 대변했어요. 문득 공동의 이익과 조율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그는 최근 '전달자' 역할에서 '매개체'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몇몇 주민들에게 들은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매개체'로 나서서 의견을 정리하고 공동의 이익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하는 말마다 요구하고 전달하다보니 도와 마찰을 빚고 실제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매개체'가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민들의 의견을 정리해 경기도에 전달하고 경기도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왜 해결할 수 없는지를 듣고 도민에게 설명해야 해요. 때론 도민들에게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 설득해 나가야 할 때도 있어요."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는 택시 감차 문제에 대한 해법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은 현재 시·군별로 나뉜 사업구역을 권역별로 묶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원의 택시는 4700여대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아요. 그래서 감차를 하려고 하는데 인근 동탄과 용인은 오히려 증차를 하고 있거든요. 택시가 대수를 늘리는 것은 쉽지만 감차를 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재정이 굉장히 많이 들거든요. 현재 상황에서는 권역별로 묶어 광역화하는게 정답이라 생각해요."

그러면서 대중교통 문제에 대해서도 향후 문제 예방을 위해 도 정책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마무리 된 '경기도 공항버스 면허전환 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대중교통은 그대로이고, 매년 요금인상과 서비스 이야기만 하고 있어요. 지금은 향후 우리의 대중교통 체계를 어떻게 바꾸어가야 할지 논의를 활발히 시작해야 할 때에요."

그는 일요일에도 현장을 방문하며 '월요병'을 잊고 살지만, 방대한 도정 자료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진정 도민을 위한 길이라 믿고 있다.

"도민 한 명에게 '왜 도의원은 보좌 인력이 없느냐, 31개 시군을 돌아다니며 세금감시는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말을 들은적 있어요. 저도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세금을 올리는 것이 너무 싫고, 걷은 세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전부 다 살펴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31개 시군을 전부 돌아다니다보면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요. 도민들이 허락해 준다면 도정정책을 살필 수 있는 보좌인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