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직원, 세관조사 이후 '진술 회유' 드러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HDC신라면세점 경영진 등이 관세법에서 규정한 '운영인' 신분으로 인천본부세관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24일 세관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 전 공동대표 A씨가 저지른 고가 면세품 대리구매·밀반입(밀수) 등 불법행위에 대한 내부 보고에 따라 A씨를 교체한 이후 관세청에 불법행위에 대한 보고나 통보를 하지 않고 묵살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선 HDC신라면세점에 지분 50% 출자하고 A씨를 공동대표를 보낸 신라면세점 이부진 사장과 한인규 대표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진도 마찬가지로 합작법인의 경영진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자칫 세관에서 '대기업 봐주기식 수사', '꼬리 자르기 수사'로 얼버부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관 고위층 관계자들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인천본부세관은 면세업계 사상 처음으로 시내면세점 대표와 직원이 가담한 불법행위(밀반입)를 적발해 압수수색을 집행한 이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이찬기 세관장 주도로 조사국장 등 간부들이 논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불법 밀수에 관련된 사안이라 '특혜' 논란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현재 세관은 지난 19일 압수수색 이후 HDC신라면세점 직원들 간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녹음파일'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난처한 입장이다. 해당 파일은 공동대표 A씨의 밀수에 가담해 명품시계 운반 사실을 인정한 직원을 회유하는 내용이지만 증거조작 조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관은 인천일보에 "아직 수사초기 단계로 압수물 분석을 통해 향후 뱡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관은 또 A씨가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에서 교체된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겨 백화점을 비롯한 면세점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부분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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