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여 년 동안 훼손되지 않고 보전돼 온 광릉숲이 공익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훼손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광릉숲과 연계된 지자체들이 이곳에 여러 시설물을 짓겠다고 나서면서 광릉숲이 개발의 칼날 위에 선 것입니다.

▲광릉숲은 조선시대 7대 임금인 세조가 즐겨 찾던 사냥터입니다. 세조가 죽은 후 능을 조성하면서 광릉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산림과 임업을 연구하는 시험림과 학술 보호림으로 지정돼 보호받았습니다. 특히, 해방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면서도 화재 한번 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우리나라의 여러 수목원 중 으뜸가는 산림생태계의 보고입니다.

▲광릉숲은 포천시와 남양주시, 그리고 의정부시가 행정구역상 면적을 나눠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중 가장 많은 73%를 보유한 포천시가 1,425억 원을 들여 섬유·가구와 한류를 접목한 융·복합단지를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오는 2022년까지 44만 제곱미터 규모로 완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남양주시도 59만 제곱미터에 1,260억 원을 들여 가구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현재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의정부시는 현재 장암동에 운영 중인 쓰레기 소각장을 광릉숲 인근인 자일동 환경자원센터로 이전해 하루 220톤의 처리 규모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들 시설은 모두 광릉숲에서 반경 5㎞ 안에 있습니다.

▲물론 지자체들이 필요한 산업단지와 환경자원센터를 짓는 것은 이해되지만 위치는 적절치 못합니다. 광릉숲은 경기 북부의 허파와 같은 존재입니다. 이곳에 각종 시설물을 세운다는 것은 보상비에 따른 예산부담을 피하려는 지자체들의 꼼수에 불과합니다.

▲환경전문가들은 광릉숲을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으로 평가합니다. 반세기 넘게 훼손되지 않은 채로 잘 보전돼 있고,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극상림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조들이 540여 년 넘게 지켜온 산소탱크를 훼손하는 것은 우매한 결정입니다. 후손 된 우리들이 광릉숲을 보전하는 것은 마땅한 의무일 것입니다. 

인천일보 TV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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