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민주평화상 제정 두고 적절성 다툼
"테러 미화 못해" "이념·지역떠나 칭송 받는 분"

경기광주시의 해공 민주평화상 제정을 두고 일어난 적절성 논란이 광주시의회에서 해공의 행적으로 불똥이 번졌다. <본보 6월21일자 1면>

역사학자들은 '해공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어서 사료를 바탕으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면서도 해공상 제정에는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미영 광주시의회 의원(한국당)은 지난 21일 열린 제269회 제1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평화라는 수식어는 해공의 행적과 어울리지 않다면서 신동헌 시장에게 재차 재고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해공이 조직한 '정치공작대'와 현준혁·여운형 암살사건, 김일성 암살미수사건 등에 연루된 걸로 알려진 해방 이후 극우 반공테러공작단 '백의사'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백색테러든 적색테러든지 테러를 미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상영 시의원(더민주)은 "해공 신익희 선생의 행보와 업적은 여야, 진보와 보수, 정치적 이념이나 지역을 떠나 공히 칭송받아 왔다"며 "어떻게 테러 배후 조종자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해공에 대한 추모와 기념은 자유한국당 전 시장이 시정을 이끌 때에도 계속해서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강진갑 경기학회장은 "신익희는 임정 요인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고, 해방 이후에는 한국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역사적 인물이다"며 "광주시가 광주 출신인 신익희 선생을 기리는 해공민주평화상을 제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달 전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 연구소장은 "해공이 환국 직후 국내에서 정치공작대와 행정연구위원회를 조직해 활동한 주된 목적은 임시정부 중심의 정식정부를 세우려는 것이었지 백색테러를 획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구경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특임교수는 '신익희 평전'(광주군·광주문화원)에서 "신익희의 우익 구테타 설은 1990년 강준식이 월간 '다리'지에 기고한 글에서 제기하고 있다"며 "아직도 미해결 과제로 남겨둬야 한다. 왜냐하면 자료의 발굴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강준식의 주장과 달리 이승만과 신익희는 상해 임시정부 시절 갈등을 겪고 있었고, 신익희가 이승만과 정치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고 했다.

한편 백의사는 염응택의 주도로 1945년 11월 서울에서 월남한 청년·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돼 북한지역과 남한지역에서 공히 활동한 극우반공테러공작단이다.

현준혁 암살, 김일성 암살 미수, 여운형·김구 암살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