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실 인천도시농업공동체 대표
여러 가족과 산곡동 선포산 가꿔
"규모 늘리려면 지자체 관심 필요"
▲ 20일 인천도시농업공동체 김주실 대표가 부평구 산곡동 선포산 텃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 어린이들이 도시 농부 체험에 푹 빠졌다. 어린이 등 학생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인천 부평구 산곡동 선포산 자락에 텃밭을 찾아 직접 심은 감자와 고구마, 상추 등을 가꾸며 수확하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멀리 시골을 가지 않고서도 이렇게 인천에서 도시 농업을 활성하는 데 힘쓴 인물이 있다. 도시농업 관련 비영리단체로는 인천시에 1호로 등록한 인천도시농업공동체 김주실 대표다.

"요즘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지면서 먹거리를 직접 수확할 수 있는 도시농업이 주목을 받고 있어요. 또 아이들도 학원을 다녀서 거의 흙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데, 도시농업을 통해 흙과 놀이를 할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아요."

김 대표와 여러 가족들이 가꾼 도시 텃밭은 선포산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7년 9월 강화도와 계양구 동양동에서 각 300평 규모의 땅을 일궜다. 이 곳에서 도시 속 아이들은 가족과 같이 도시농업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2년여만에 산곡동에 새 텃밭을 마련했다. 고구마와 상추가 잘 자라면서 나비 등 다양한 곤충도 모여들었다. 인근 주민들에게도 이 텃밭은 어느새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 돼 버렸다.

"텃밭으로 만들기 전 이 땅에는 원래 많은 폐기물이 쌓여있었어요. 평소 환경 정화 활동을 위해 찾은 선포산에서 버려진 땅이 있는 걸 우연히 알게 됐죠. 도심과도 가깝고 등산객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텃밭으로 재탄생했답니다."

선포산 도시 텃밭은 이렇게 이웃을 연결하고, 가족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제공한다. 도시 텃밭은 공동체 개념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도시 텃밭을 도심 속에서 더 많이 만나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조언했다.

"도시농업을 하려면 땅이 필요한 데 수도권에서는 대규모 텃밭을 구하는 데 자금이 필요하다.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서울시처럼 인천시도 민간단체에게 지원을 한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농업인의 땀이라는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