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서쪽 끝단에 바다를 매립해 건설한 도시가 있다. 여의도의 17배, 부천시 만한 면적에 거주 인구가 14만명이 넘는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과 인천을 잇는 인천대교가 바로 이어진다.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운다. 바로 송도국제도시이다.

국제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내 도시 중 가장 많은 국제기구가 자리잡고 있다. UN 산하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 모두 15개의 국제기구가 있다. 이곳에 대중교통망이 하나 둘씩 끊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의 국제도시가 교통 오지로 전락해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 간 리무진 버스 운영사인 'KAL리무진'이 적자를 이유로 버스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에 운행을 중단하기로 한 리무진 버스는 쉐라톤그랜드 등 송도국제도시 내 6곳의 호텔에 들러 외국인 관광객 등을 실어나르면서 호텔 이용객과 송도 주민들의 발 노릇을 했다. 하지만 'KAL 리무진'측은 최근 더 이상의 운영적자를 견딜 수 없다며 올 하반기부터 노선의 버스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송도국제도시와 여의도·잠실을 각각 오가던 광역버스(M버스) 2개 노선의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이유는 'KAL 리무진'과 마찬가지로 운영 손실이었다. 이번에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 간 리무진 버스마저 중단하게 되면 송도국제도시의 대중교통은 인천지하철 1호선과 시내버스 몇개 노선만 남게 된다.

업체들의 경영난과 이로 인한 노선 폐지, 시민 불편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버스업체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누구도 적자 노선에 뛰어들려하지 않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현대사회에서 교통은 중앙 및 지방정부가 책임져야 할 기본 편익이다. 어쩔수 없다고 손 놓고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솔로몬의 지혜라도 빌려와야 한다.